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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열심히 달리다보니 어느덧 40대다. 또 다른 모습의 박해진을 보여드리기 위해 새로운 색을 입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훤칠한 키에 말쑥한 외모로 ‘실장님’과 ‘연하남’을 두루 섭렵한 배우 박해진이 40대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그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에서 귀신 보는 마술사 차차웅으로 분해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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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MBC 드라마 ‘꼰대인턴’으로 그해 연기대상을 수상했던 박해진의 차기작인 만큼 보다 중량감있는 작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앞섰지만 박해진은 “코믹 연기가 즐겁다”고 활짝 웃었다.

“대상수상자라는 타이틀보다 즐겁게 촬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렇게 솔직하게 감정표현을 마음껏 한 작품은 ‘지금부터, 쇼타임!’이 처음이다. 매 번 상황에 집중해 짜증내고, 화내고, 소리지르고, 웃으며 마음껏 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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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차차웅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을 홀로 보며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원맨쇼’를 펼친다. 박해진은 귀신 보는 차차웅 연기를 위해 귀신 역 배우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준비를 마쳤다.

그는 “상대 귀신이 있는 상황을 먼저 찍고, 없는 상황도 찍다보니 초반에 헤맸다. 시선이나 더블액션이 잘 맞아야 시청자들이 어색하지 않기 때문에 나만 두 번씩 촬영하곤 했다. 인물들의 체격, 안았을 때 높이를 미리 다 공부하고 연기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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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직접 마술을 배우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박해진은 “그동안 마술이 눈속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마술을 배우며 뭐든 하루아침에 되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총 쏘고 칼 쓰는 액션은 그럴싸한 표정으로 연기할 수 있지만 마술은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마술사 이은결 씨를 보면 손에 뭔가 숨겨진 트릭이 있을 것 같은데 알고 보니 그런 모습이 생활화돼 있던 것이다. 불이나 물같은 소재를 활용하다보니 언제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 결국 마술은 피나는 노력과 연습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새로운 시각으로 마술에 접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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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드라마 속에서 우월한 수트핏을 자랑했던 박해진이지만 ‘지금부터, 쇼타임!’에서는 “박해진에게 이런 모습이?”라는 감탄이 나올 만큼 다채로운 의상을 보여줬다. 특히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던 호피무늬 의상은 박해진의 ‘소장템’이었다.

“호피무늬 의상은 내 아이디어였다. 평소 소장하던 의상인데 상대역인 진기주 씨가 ‘왜 그런 옷이 집에 있냐’고 의아해했다. 하하, 액세서리도 내 소장품이 많았다. 해외 팬이 선물해준 노란색 저지를 입은 적도 있다. 평소 의상을 통해 극중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이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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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마흔, 젊은 분위기의 촬영장에서 그가 연장자일 때가 적지 않다. 이번 작품 역시 정준호, 정석용 등을 제외하면 박해진이 가장 연장자였다. 그는 “이제 메인 연출자를 제외한 대다수 스태프들이 나보다 어리다. 그래서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때가 많다. 다행히 드라마 ‘꼰대인턴’을 한 경험 때문에 후배들에게 긴 설명이 필요한 얘기는 피하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예계 소문난 효자인 박해진은 어머니, 누나의 가정과 한집에 살고 있다. 12살, 9살 조카들에게 푹 빠진 ‘조카바보’기도 하다. 박해진은 “조카들이 내가 출연하는 작품을 항상 보곤 했는데 이번 작품은 ‘여기서 어떻게 돼’라고 끊임없이 질문하곤 했다. 재밌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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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직 가정을 꾸릴 생각은 없다. 박해진은 “가족은 내 전부”라면서도 “결혼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40살 무렵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는데 순서가 많이 밀렸다”며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 그래도 45살 전에는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직 요원해 보이는 결혼과 달리 일에 대한 목표는 명확했다. 특히 중화권을 바탕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만큼 이제 북미 시장을 목표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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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해외 반응을 보면 수많은 나라의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걸 느낀다. 해외 시장에 언제 가게 될지 모르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를 배우려고 한다. 하하”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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