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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
“현실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우리 드라마보다 훨씬 더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부분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 과정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결국 결혼하는 당사자인 두사람의 의견이 중요하고 잘 헤쳐나가는 그림을 보여드리고자 했다.”최근 카카오TV 웹드라마 ‘결혼백서’가 종영했다.‘결혼백서’는 30대 커플의 결혼 준비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로맨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송제영 PD는 지난 20일 ‘결혼백서’ 종영기념 인터뷰에서 결혼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송 PD는 종영 소감으로 “결혼식을 마친 것 같다. 결혼식 당일엔 너무 힘들고 지치지만 끝나고 나면 몽글몽글한 기분이 드는 그런 기분이었다.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행복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백서’의 연출을 맡기에 앞서 주변에서 결혼한 사람들을 직접 취재했다. “현실 반영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내가 결혼을 하면서 겪었던 일, 주변 지인들의 결혼식을 많이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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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청자들의 드라마 시청 행태가 바뀌며 다양한 드라마 형식이 등장했다. ‘결혼백서’는 그중 미드폼 형식을 적용했다. 미드폼 드라마는 30분 안팎으로, 기존 드라마에 비해 짧은 시간이 특징이다. 송 PD는 미드폼 형식의 장점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게 좋았다. 주변의 다른 이야기들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임팩트있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꼽았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임팩트있게 그려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 됐다. 그는 주변 인물들을 그려내지 못했다며 “최희선(황승언 분)과 장민우(송진우 분)의 이야기가 아쉬웠다. 이혼하는 과정을 좀 더 다룰 수 있었다면 공감을 불러 모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이달영(김미경 분)의 예전 결혼 생활 이야기를 더 짚어줄 수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혼 이야기에서 양가 부모님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결혼백서’에서도 양가 부모님의 팽팽한 기싸움이 담겨있다. 이에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과 문화가 많이 달라진 요즘 시대에 송 PD는 고부 갈등을 어떻게 녹이고자 했을까. “시댁 이야기를 보며 답답한게 연출한 건 의도했던 부분이 맞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하는 게 아니고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거다. 많은 인생들이 함께하는 약속인 건데 마냥 쉽게 풀고 싶지 않았다. 이 부분은 현실적이고 조금 더 굴곡있게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인공의 양가 어머니인 이달영과 박미숙(윤유선 분)의 기싸움 장면에 대해 “기본적으로 내 자식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바탕이다. 내 자식이 결혼해서 편안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의 뿌리를 두신 상태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기싸움이)악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자식을 위해선 나 하나쯤은 못 돼도 괜찮다는 생각을 시청자분들이 느끼실 수 있도록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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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백서’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 중엔 비혼장려 드라마라는 지적도 있었다. 송 PD가 실제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비혼 장려로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며 “현실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우리 드라마보다 훨씬 더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부분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 과정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기혼자분들에겐 ‘우리도 이랬지’라고 지나가고, 예비부부들에겐 예방주사같은 드라마가 되길 바랬다. 결국 결혼하는 당사자인 두사람의 의견이 중요하고 잘 헤쳐나가는 그림을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송 PD는 기혼자로서 예비부부에게 조언을 건넸다. “결혼은 좋은 일이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애를 할 때와는 다른 사람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맞다. 서로 이해하며 많은 부분들을 상의하며 잘 준비하셨으면 좋겠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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