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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다저스타디움=문상열전문기자] LA 다저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다. 다저스타디움 역시 야구팬이라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버킷 리스트 스타디움이다.
42년 만에 다시 찾은 올스타게임도 새삼 의미가 부각됐다. 75년 전 미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인종의 벽을 허문 재키 로빈슨 때문이다.
20일(한국 시간) 올스타게임의 화려한 식전행사가 끝날 무렵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이 그라운드에 깜짝 등장했다. 전혀 예고되지 않는 출현이었다. 아프리카-아메리칸인 워싱턴은 팬들의 존경을 받는 지성파 배우다. 스포츠 광팬으로 다저스타디움과 LA 레이커스 크립토 닷컴 아레나를 종종 찾는다.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 42번 저지를 입은 워싱턴은 국가가 끝난 뒤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홈플레이트로 걸어 갔다.
“1947년 브루클린의 에버츠필드~”로 말문을 연 워싱턴은 1947년 4월15일을 상기하면서 “메이저리그의 첫 흑인 선수로 최고의 재능과 흔들림없는 정신 자세로 무장하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 구장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그는 야구 경기를 바꿨다. 그 해 신인왕, MVP, 월드시리즈 우승, 올스타게임 7회 출전 등의 업적을 이뤘다. 경기장을 넘어 로빈슨은 우리 자신에 더 나은 형태로 도약하기 위해 도전했다. 그는 비지니스 리더로, 가족으로, 행동하는 운동가로, 명예의 전당 멤버로 인생은 관전 스포츠가 아니라며 자신의 좌우명을 최대한 살렸다. 42는 모든 계층, 모든 색깔의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었고, 오늘날까지 심오한 영향은 75년 전과 마찬가지로 크게 보인다”며 로빈슨을 추앙했다.
워싱턴의 짧은 로빈슨 연설을 마친 뒤 양 리그 올스타 출전자들은 그라운드 한복판에 모였다.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마이크를 잡고 “오늘 로빈슨의 부인 레이첼 여사가 100세 생일입니다. 우리 모두 레이첼 여사의 100세를 축하하자면서 Happy Birthday Rachel!”을 외쳤다. 이 자리에는 소수계의 편에 늘 서 있는 빌리 진 징 테니스 레전드, 전 레이커스 명예의 전당 회원 매직 존슨도 참가했다.
은퇴 후 민권운동가로 활동했던 로빈슨은 1972년 53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되서다. 이후 부인 레이첼은 남편의 유지를 받아들여 본인이 행동가가 됐다. 그녀는 당시 흑인 여성으로는 드물게 UCLA 대학과 뉴욕 대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지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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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부인 레이철이 없었으면 42번과 재키 로빈슨의 의미가 이처럼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편 사후 모든 커미셔너, 전직 대통령 등을 만나면서 선수와 흑인들의 인권 신장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다저스의 전통은 야구뿐 아니라 로빈슨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팀이 됐다. 2022년 올스타게임은 다시 한번 로빈슨을 기억하는 자리가 됐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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