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안타 허용한 이민호 \'실투였어\'
LG 선발투수 이민호가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 경기 4회초 1사 상대 김호령에 안타를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창원=윤세호기자] 제대로 퓨처스리그에 임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따금씩 재활이나 컨디셔닝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가기는 했으나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에 임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퓨처스리그 기록 또한 통산 4경기 11이닝이 전부다. 이번에는 다르다. 보통의 2군 선발투수들과 마찬가지로 퓨처스리그 로테이션을 돈다. LG 오른손 영건 이민호(21) 얘기다.

LG 류지현 감독은 지난 22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전반기 막바지 2군으로 내려간 이민호에 대해 “한 걸음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천으로 보냈다. 재정립하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 정말 중요한 시기에 좋은 경기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일요일부터 2군에서 로테이션을 돈다”고 밝혔다.

2년 연속 기복에 시달리고 있다. 5월 5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42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6월 들어 하향곡선을 그렸고 7월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각각 3.1이닝 8실점, 3.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상승세를 타면서 평균자책점 3점대 진입이 보일 때마다 추락한다.

작년에도 그랬다. 8월 27일부터 9월 16일까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8로 에이스처럼 활약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83까지 낮췄는데 이후 다시 흔들렸다. 2020년 고졸 신인으로서 2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69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미래 에이스를 예약한 것처럼 보였는데 2021년 평균자책점 4.30, 올해는 평균자책점 5.78이다.

물론 한 달 후 21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3년차 어린 투수다. 또래 투수 대다수가 퓨처스리그 마운드에 오르거나 군복무에 임할 시기다. 반면 이민호는 지금까지 1군에서 54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통산 이닝수도 289이닝에 달한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는지도 모른다. 입단 첫 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피치로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대 타자 또한 이민호의 투구에 익숙해진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이른바 속구 타이밍으로 공략할 수 있는 공이다. 로케이션이 정교하지 못하면 당할 확률이 올라간다.

이민호 또한 투피치의 한계를 느낀다. 그래서 매년 세 번째 구종 장착에 신경쓴다. 커브, 스플리터, 체인지업도 이미 선보였다. 1년차에는 커브 비율을 높여봤고, 2년차부터 체인지업도 던진다. 그러나 아직 미완성이다. 세 번째 구종을 던져야 할 타이밍에 주저한다. 이따금씩 체인지업이 기가 막히게 움직이다가도 실투성으로 들어가 장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임찬규는 지난해 2군에서 슬라이더를 장착해서 올라왔다. 속구, 커브, 체인지업에 슬라이더를 더해 포피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경태 2군 투수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경쟁력있는 슬라이더를 만들었다. 이민호도 지금이 세 번째 구종을 확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1군이 아닌 2군 선발 등판이다. 눈앞의 결과보다 경쟁력있는 선발투수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삼고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해볼만 하다.

제대로 세 번째 구종을 확립한다면 류 감독의 말처럼 정말 중요한 시기에 지원군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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