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갖아 다모셨습니다\' 영화 \'육사오\' 출연자들[포토]

[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는 지겨울 수 있지만 로또 주운 얘기는 웃길 수 있다. 24일 개봉을 앞둔 고경표, 이이경 주연 영화 ‘육사오’가 힘을 가득 준 여름 대작 열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전망이다.

‘육사오’는 군사분계선을 타고 넘어가버린 로또복권을 놓고 갈등하던 남북한 병사들이 화합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배우 고경표가 우연히 바람을 타고 최전방 육군부대에 도착한 로또 복권을 주운 말년병장 박천우를 연기한다.

그가 습득한 로또는 당첨금 57억원 상당의 1등 복권.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경계근무 중 책갈피 사이 꽂은 복권이 철책너머 북한의 이용호 하사(이이경 분)의 손에 들어간다. 용호는 대남 해킹 담당 철진(김민호)에게 종이 쪼가리의 정체를 듣고 나서 천우를 만나 협상을 시작한다.

제목인 ‘육사오’는 북한에서 로또를 부르는 단어다. 영화는 ‘로또’ 혹은 ‘육사오’라는 복권을 매개체로 남북한 병사가 갈등을 빚다 화합하는 과정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유머로 묘사한다.

영화 속 남북한 병사의 협상 장소인 ‘JSA’(공동급수구역)는 흡사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오마주한 블랙코미디같기도 하다. ‘JSA’이후 22년이 지난 지금, 남북한 모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단어가 요원하지만 600만 달러에 달하는 57억원의 일획천금을 탐하는 세태는 비슷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이 지점을 포착하고 지금의 남북한 관계를 묘사하는 오브제를 곳곳에 심어뒀다.

배우 고경표는 게으른 말년병사 천우를 찰떡같이 소화해냈다. 고경표는 1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전역한지 얼마 안됐는데 내무반에서 TV를 보던 자세가 내 실제 모습과 닮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역할을 위해 일부러 증량했다며 “영화를 보다 보면 점점 더 살이 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에서 날아온 로또복권을 습득한 북한 하사 이용호 역의 이이경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캐릭터에 연기를 덧입혔다. 그는 “북한에 가본적은 없지만 로또 1등 금액 받았을 때 남한과는 다른 절실함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국으로 왔을 때도 모든 게 신기한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 상상력을 많이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아이유라 불리는 선전대 연희 역을 연기한 박세완의 활약도 주목해볼만 하다. 박세완은 극중 당당한 북한 여군을 표현해내며 의외의 반전을 이끈다. 그는 “처음 군복을 입었을때는 어색했지만 갈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북한말과 함께 군인의 행동을 연습했다”고 전했다.

‘박수건달’, ‘달마야 놀자’ 등의 각본을 집필한 박규태 감독이 ‘날아라 허동구’ 이후 15년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박규태 감독은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은 먼 얘기라 생각하는데 이땅에 태어나 잘살기 위한 바람을 로또라는 소재와 코미디라는 장르를 빌려서 전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강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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