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60원 돌파, 2009년 4월 이후 최고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외국인이 지난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와중에도 약 4조원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서 3조983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외국인의 월간 순매수 규모 중 가장 큰 수치다. 시장별로는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6482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35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3000만원 매도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에서는 1위 삼성전자를 1314억원,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5788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2417억원), LG화학(1874억원), 현대차(5297억원), 삼성SDI(5332억원), 기아(1765억원)도 사들였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144억원)와 네이버(-703억원), 카카오(-449억원)는 매도 우위였다. 이처럼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높이며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서도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심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이후 환율은 폭등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9일에는 13년 4개월 만에 1350원을 돌파했다. 그 후에도 지속해서 고점을 높이며 이달 2일에는 달러당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환율 폭등에 따라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 수급이 타격을 받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1∼2일 2거래일 동안만 674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에 지난달 31일 2472.05로 마쳤던 코스피는 이달 2일 2409.41에 마감하며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807.04에서 785.88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강달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 수급 악화로 연결돼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는 2.50% 수준으로 동일하지만, 이번 회의 이후에는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를 제치게 된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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