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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016년부터 지휘봉을 잡아 한 차례도 가을야구를 놓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LA 다저스는 6일 라이벌 SF 자이언츠에 4-7로 패해 시즌 92승42패(0.687)가 됐다. 여전히 승률 5할 플러스 50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매직넘버는 8로 줄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5-0으로 셧아웃당해 매직넘버 1을 줄일 수 있었다.

현재 다저스 페이스는 역대 최고 기록인 106승을 뛰어 넘는다. 예상 승수가 110승이다.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승 116승에는 도달하기 어렵다. 116승은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1906년 시카고 컵스가 작성한 바 있다.

지난 시즌 SF 자이언츠는 구단 창단이래 최다 107승을 거두고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은 고사하고 승률 5할 만들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6일 현재 65승68패다.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밑에서 제네럴매니저를 역임하고 자이언츠에 베이스볼 오퍼레이셔 사장으로 승진한 파르한 자이디도 1년 천하로 한계에 부딪혔다.

다저스는 올해도 시즌 100승이 넘는다. 구단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4차례 100승 이상이 된다. 10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도 이루게 된다. 다저스의 성공 신화에는 프리드먼이 있다. 실제 성공의 결실은 프리드먼(45)에게 돌아간다. 메이저리그는 “GM의 게임이다”는 말이 실감난다. 프리드먼과 로버츠 감독의 연봉 차이는 10배나 된다.

필드 매니저 데이비 로버츠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로버츠 감독은 국내 마니아 팬들 사이에서는 ‘돌버츠’로 통할 정도로 과소평가돼 있다. 미국야구기자단(BBWAA)도 다저스 성공은 프리드먼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로버츠는 올해의 감독을 2016년에 딱 한 차례 받았다. 지휘봉을 잡은 첫 해 91승71패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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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올스타 레드카펫 행사에서 부인 트리시아와 함께 등장하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그러나 로버츠의 지도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좋은 재료를 줘도 주방장의 요리 솜씨가 뛰어나지 않으면 맛이 나지 않게 마련이다. GM이 유망주, 우수한 선수를 로스터에 합류시켜도 감독이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성적은 예상을 밑돈다. 올해 시즌 도중에 해고된 감독들의 공통점은 오프시즌 전력을 업그레이드시켰는데 이를 그라운드에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버츠(50)는 샌디에이고에서 벤치코치를 지낸 뒤 2015년 11월23일 처음 다저스 감독으로 발탁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외야수로 10년 활동했다. 다저스 사상 최초의 소수계 감독이다. 다저스는 1947년 미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흑백의 벽을 허문 재키 로빈슨을 배출했지만 프런트 간부와 감독에게는 문호가 닫혀 있었다.

더구나 로버츠는 LA에 있는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출신이라는 이점도 작용했다. 대학에서는 역사를 전공했다. 야구로 스카우트된 게 아니고 오디션을 거쳐 야구팀에 선발된 특이한 케이스다. 미국에서는 이를 워크 온(Walk-on)이라고 한다. ‘워크 온’은 장학금이 없고, 원정에 따라가지 못한다. 1년 뒤 사정을 해 장학금 여부 등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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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지난달 25일 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승리한 뒤 외야수 무키 베츠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2016년 감독을 맡은 뒤 한 차례도 가을야구를 놓치지 않았다. 감독 통산 성적은 634승371패 승률 0.631로 매우 높다. 2017, 2018, 2020년 등 3차례 월드시리즈 진출과 2020년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 시즌에 들어가기 전 댄 패트릭쇼에 출연해 “올해 다저스가 우승한다”는 MLB 감독답지 않은 자신감을 밝혔다. 막상 뚜껑을 열자 다저스의 전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장기 감독을 역임한 레전드를 배출했다. 월터 앨스턴(23년, 3회 WS 우승), 토미 라소다(21년 WS 2회 우승) 등이다. 나란히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로버츠 감독이 두 레전드의 뒤를 이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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