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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0)이 까마득한 후배를 만났다. 키움 이명종(20)이 주인공이다. 이명종이 오승환을 꼭 만나고 싶어 했고, 이용규(37)가 다리를 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승환은 진심을 담아 후배에게 조언을 건넸다.
오승환과 이명종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잠시 만났다. 경기에서는 적으로 만나지만, 같은 야구 선수들이다. 선후배의 훈훈한 만남이 됐다.
오승환은 “잘 던지고 있지 않나. 아픈 곳 없이 잘하면 된다. 내가 봤을 때, 좋아질 것이 너무 많다. 꾸준히 해야 한다. 많이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 것은 누구나 한다.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던지는 것을 봤는데 구속도 더 올라갈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경기가 된다는 점이다. 변화구 구사가 가능하다. 경기 운영은 계속 출전하면서 좋아질 것이다. 분명히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명종도 환하게 웃었다. “특별히 무언가 물어보고 하는 것보다, 그냥 만나서 인사하고 싶었다. 선배님이 나라는 선수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오승환은 “너 1군에 올라온 날부터 알고 있었다”며 껄껄 웃었다. 돌부처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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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종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 지명되며 키움에 입단한 루키다. 예전부터 오승환의 팬이었고, 오승환을 롤모델로 잡았다. “예전부터 삼성 경기를 봤다. 우리 경기가 끝난 후 삼성 경기가 하고 있으면 점수차를 확인한다. 선배님이 등판할 수 있을지 여부를 체크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고 했다. ‘찐팬’ 그 자체다.
그런데 이명종의 외삼촌이 한화의 김기남 배터리 코치다. 김 코치와 오승환이 친분이 있다. 오승환이 “기남이”라고 부를 정도다. 같은 1982년생에 프로 입단도 2005년으로 같다.
덕분에 오승환은 이명종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기남이한테 그랬다. 주제 넘은 말일 수도 있지만, ‘네 조카는 선발투수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팀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나서고 있겠지만, 자기 생각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명종은 “선발이나 마무리 같은 보직에 대한 꿈은 없다. 선배님처럼 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다시 오승환이 “나도 프로 왔을 때 그런 것이 없었다. 1군에 있는 것이 목표였다. 하다 보면 배울 것이 정말 많다. 팀 내에 선수들만 봐도 배울 것이 있다.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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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경기에서 이명종은 4회말 키움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주춤했다. 최근 3경기에서 2구원승에 평균자책점 0이었으나 이날 꺾이고 말았다.
오승환은 “홈런 맞고, 안 좋은 경기를 했다. 그러나 다 한 시즌의 일부다. 기분은 안 좋겠지만, 잘 넘겨야 한다. 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공만 무조건 던진다고 될 일이 아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하다. 잘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짧은 만남을 마친 후 오승환은 “(이)용규한테 번호 물어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연락하라. 단, 내가 모든 답은 아니다.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 롤모델을 설정하고 거기 따라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안 된다”고 조언했다. 후배 선수이자, 친구의 조카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한 마디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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