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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수단이 13일 강원전에서 승리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사실상 3년 연속 파이널B(하위리그)로 밀려난 FC서울에 남은 목표는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이다.

서울은 지난 13일 강원FC와 K리그1 32라운드 홈경기에서 1-0 신승하며 승점 41(8위·33득점)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를 남겨두고 파이널A(상위리그) 마지노선인 6위 수원FC(승점 44·51득점)와 승점 격차를 3으로 줄였지만 다득점 격차가 무려 13골이어서 ‘6강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서울은 안 감독 체제에서 ‘익수볼’로 불리며 포지션 파괴를 화두로 한 빌드업 축구를 줄곧 표방했다. 성적은 중하위권에 놓였으나 전체 패스 수(1만7959회)는 물론, 전방 패스(5092회) 중앙지역 패스(1만29회) 등 주요 패스 팀 지표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안 감독이 지향한 빌드업을 선수들이 최대한 이행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프로는 결국 ‘성적’이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과정도 100% 유의미하지 않다. 장애물은 놓여 있었다. 빌드업 색채가 결과를 내려면 검증된 골잡이의 존재는 필수다. 서울은 한동안 스코어러 부재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지난여름 일류첸코를 전북으로부터 데려왔다. 효과는 탁월했다. 그는 서울 합류 직후 11경기를 뛰었다. 선발 기회는 5차례에 불과했으나 6골을 터뜨리며 공격의 방점을 찍었다. 서울은 일류첸코 합류 전까지 21경기에서 승점 23을 얻었는데, 그가 가세한 뒤엔 18점(5승3무3패)을 따냈다.

물론 일류첸코의 존재 여부로만 시즌 전체를 평가할 순 없다. 서울은 주요 승부처에서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가 지속하며 종종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오스마르, 이한범 등 빌드업의 시작점 구실을 하는 핵심 수비수가 부상으로 빠지고 기성용에게 부담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그사이 안 감독은 변화보다 ‘우리만의 축구’를 강조했다.

그러나 강원전 이전 경기까지 4경기에서 2무2패를 기록, 파이널A 희망을 키워야 하던 중대한 기간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 안 감독은 지난 7일 우승 경쟁 팀 전북 현대전(0-0 무)에서 과거 부산을 이끌었을 때 선보인 ‘질식수비’와 유사한 전술을 꺼내들어 승점 1을 얻은 적이 있다. 여러 전문가는 안 감독이 주전급 선수가 다수 이탈한 시기에 전북전처럼 실리적 전술 운용을 곁들였어야 한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서울 선수 다수는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했지만 “좋은 축구를 펼쳤다”고 자부한다. 다만 마지막 남은 FA컵 우승 목표를 이루느냐, 못 이루느냐에 따라 지향하는 축구의 지속성이 갈릴 수 있다. 선참 기성용을 비롯해 조영욱, 나상호 등 주력 선수 모두 ‘FA컵 만큼은 품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FA컵에서 역대 두 차례 우승(1998 2015)한 서울은 내달 5일 대구FC와 4강전이 예정돼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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