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롯데가 조용하지만 분주한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장소도 확정해야 하고, 프리에이전트(FA) 영입 계획도 구체화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떠나 구도(球都)에 새바람을 일으킬 ‘석세스(success) 프로젝트’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롯데는 29일 내달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LG와 시즌 최종전을 이대호 은퇴식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직구장 전광판 한켠에 구단 최초 영구결번인 고(故) 최동원의 유니폼 넘버가 걸려있는데, 반대쪽에 이대호의 상징인 10번을 걸 예정이다. 198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한 투타 프랜차이즈 스타의 유니폼 넘버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이대호 은퇴식이라는 큰 행사 준비와는 별개로 내년시즌 준비에도 돌입했다. 5위 KIA에 3.5경기차 뒤진 7위여서 남은 여섯 경기 결과에 따라 가을잔치행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쥘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2020년 7위에 머문 롯데는 지난해 8위를 차지했다. 올해 승률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은데, 2017년 이후 한 번도 승률 5할 이상으로 시즌을 마친적이 없다. 팀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때문에 구단도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일단 스프링캠프지를 확정해야 한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 메사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여러가지 수를 고려해 괌으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 핵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캠프지를 물색하다가 괌을 알아보고 있다. 낡은 구장이어서 개보수해가며 쓰면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본토로 캠프를 떠나면 긴 이동거리에 시차적응 문제가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이 대외 평가전보다 자체 청백전을 선호한다는 점도 괌을 유력후보로 고려하는 이유로 보인다. 호주도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삼성이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을 활용하는 것처럼 안정적인 캠프지를 갖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괌에는 롯데호텔도 있어, 숙식 고민도 덜 수 있다.
|
이대호를 대신해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할 선수도 찾고 있다. 올겨울 FA시장 참전을 사실상 확정했는데, 시장 규모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내야 키플레이어 역할을 할 선수와 안방을 책임질 A급 포수가 우선순위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시즌을 돌아보면 수비 안정이 공통분모였다. 내야진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3루수 한동희, 2루수 안치홍은 수비력이 떨어지고, 유격수도 불안요소가 있다. 세 포지션 중 한 곳만 상수를 만들면 시너지효과가 생기는 게 롯데의 전통이다. 외부수혈로 기둥을 세우려는 구상이 현실적인 이유다.
|
물론 가장 시급한 포지션은 포수다. 올해는 NC 양의지를 포함해 유강남 박세혁 박동원 등이 FA 자격을 얻는다. 양의지의 거취에 따라 연쇄이동도 가능한 상황.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를 잡을 수 있으면 최상”이라면서도 “몸값이 어느정도일지가 관건이다. 외부 영입은 필요하지만, 오버페이까지 할 계획은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대어급 FA 포수를 영입해 안방을 보강한 뒤 새로운 캠프지에서 ‘자이언츠 위닝 멘탈리티’를 재정립하는 게 롯데의 ‘석세스 프로젝트’의 본질이다. 올해는 성공할 수 있을까.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