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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전북 현대가 연장 후반 터진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의 결승포로 울산 현대를 누르고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올랐다.
전북은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2 FA컵 4강전 울산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 신승했다. 지난 2020년 통산 네 번째 FA컵 정상에 오른 전북은 2년 만에 또다시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반면 지난 2017년 이 대회 첫 우승 이후 5년 만에 결승 진출을 노린 울산은 4강에 탈락했다.
양 팀은 사흘 뒤 같은 장소에서 ‘사실상의 결승전’격인 K리그1 35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전북에 승점 5점 차 리드를 유지하며 리그 선두를 달리는 홍명보 울산 감독은 FA컵 맞대결에서는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레오나르도 대신 마틴 아담을 뒀고 2선에 오인표를, 중앙 수비에 임종은, 김기희를 투입했다.
그와 비교해서 김상식 전북 감독은 최전방 조규성을 비롯해 2선에 바로우~송민규~한교원을 투입하는 등 가용 가능한 주력 요원을 모두 내보냈다. 최소한 FA컵을 품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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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초반 울산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7분 조규성이 오른쪽 측면으로 내려와 찔러준 공을 한교원이 이어받아 크로스했다. 문전으로 달려든 송민규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는데 골대 상단을 때렸다. 2분 뒤엔 송민규가 왼쪽 측면에서 김기희의 방어를 따돌린 뒤 공격에 가담한 김진수에게 연결했다. 김진수는 위력적인 왼발 슛을 시도했다. 이 공은 울산 수문장 조현우가 몸을 던져 쳐냈다.
하지만 울산에 위기 뒤 기회였다. 전북 공세를 제어한 울산은 전반 1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바코가 현란한 개인기로 아크 왼쪽을 파고들어 김문환의 방어를 극복한 뒤 슛을 시도했다.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쳐냈으나 오른쪽에 있던 오인표가 중앙의 원두재에게 연결했고, 그가 때린 오른발 슛이 전북 수비에 맞고 살짝 굴절돼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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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선제골 직후 바코~아담~아마노 등 공격수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전북 패스 줄기를 끊었다. 바로우, 한교원 등 전북이 자랑하는 윙어의 속도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그러나 전북은 역시 강했다. 전반 39분 중원에서 끊어낸 공을 잡은 바로우가 원두재 수비를 제치고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드리블했다. 울산 수비가 물러나자 그는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 골문 오른쪽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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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인표를 빼고 엄원상을 투입했다. 승부의 균형을 이룬 전북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그리고 후반 17분 나란히 교체를 단행했다. 울산은 이규성 대신 이청용을, 전북은 한교원 대신 김보경을 각각 투입하면서 2선을 강화했다. 7분 뒤 울산이 먼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청용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잡은 엄원상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들어 송범근과 맞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각선에서 때린 슛은 전북 왼쪽 골대를 때렸다.
후반 31분엔 전북이 기회를 잡았다. 김보경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예리한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조현우가 손을 뻗어 저지했다.
울산과 전북은 각각 공격수 레오나르도, 문선민 카드를 꺼내는 등 지속해서 맞불을 놓았다. 또 이청용과 바로우가 두 차례 신경전을 벌이기는 등 뜨거운 승부가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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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전북은 후반 39분 김진수가 오른 허벅지를 매만지며 쓰러졌다. 김 감독은 보호 차원에서 곧바로 김진수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최철순을 투입했다.
전북과 울산은 후반 45분 또 한 번 강하게 충돌했다. 문전 혼전 중 엄원상의 왼발 슛이 골문 위로 떴는데, 주심은 앞서 레오나르도와 박진섭의 충돌 상황을 되짚었다. 둘은 볼 다툼 이후 머리를 들이밀며 ‘박치기’했다. 양 팀 선수가 몰려들어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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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은 박진섭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판정에 항의한 전북 피지컬 코치도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은 급반전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레오나르도가 먼저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했다며 박진섭에게 옐로카드를, 레오나르도에게 레드카드를 보이며 판정을 번복했다.
양 팀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수적 우위를 안은 전북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울산을 공략했다. 울산도 철저한 수비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기어코 전북이 울산을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연장 후반 3분 김문환이 울산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고, 골문 가까이 낮게 깔아찼다. 이 공을 조규성이 달려들어 감각적으로 왼발을 갖다 대 골문을 갈랐다.
결국 전북이 울산벌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FA컵 결승행에 성공했다. 반면 울산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 사흘 뒤 K리그1 ‘현대가 더비’에서 설욕을 그리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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