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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은 좌우 홈런타자 대리전이다. 동시에 모범 프리에이전트(FA)로 팀 문화를 바꾼 베테랑들의 향연이기도 하다. 타이거즈 출신 사령탑의 사상 첫 포스트시즌 맞대결인 점도 눈길을 끈다.
일찌감치 WC 진출을 확정한 KIA는 12일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에 있는 야구장에서 몸을 풀었다. 전날 LG에 발목을 잡혀 준플레이오프 직행이 좌절된 KT는 훈련 대신 휴식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다. KT 소형준과 KIA 션 놀린의 선발 맞대결만큼이나 박병호(36)와 나성범(33)의 화력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력은 백중세다. 박병호가 벤치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리한다면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할 수도 있다. WC를 1차전으로 끝내야 이틀 휴식할 수 있는 KT로서는 박병호를 선발 기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문제는 박병호의 발목이 완전치 않다는 점. 지난 7일 광주 KIA전을 통해 발목 인대 파열 후 27일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주루플레이나 수비는 쉽지 않은 상태다. 그래도 8일 광주 KIA전, 9일 수원 NC전에서 2연속경기 홈런을 쏘아 올린 파괴력은 여전하다.
박병호는 “선발이든 대타든 맡겨진 상황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선발로 나서면 타격은 할 수 있지만 자칫 팀에 민폐가 될 수 있다. 전력질주할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한 상황에 득점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시즌 고생한 팀원과 끝까지 함께 뛰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밝힌 박병호는 “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재검을 통해 수술과 재활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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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온 나성범은 올가을 KIA가 가장 기대하는 타자다. 올해도 전경기(144경기)에 출장하는 강철체력을 과시했는데, 3연속시즌 100타점 돌파에 3개 차로 실패한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서 씻겠다는 각오다.
2017년 이후 5년 만에 WC 무대를 밟는 나성범은 NC 시절에 출전한 WC에서 2루타 두 방을 포함해 3안타 3타점 타율 0.750으로 펄펄 날았다. 당시 NC는 WC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NC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2020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만 1홈런 6타점 타율 0.458(6경기)로 맹타를 휘둘렀다. 가을에 더 빛났다는 의미다. 시즌 막판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나흘간 달콤한 휴식을 취해 체력을 회복한 점도 호재다.
부상해도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성실맨’과 지고 있어도 끝까지 따라붙는 집념을 이식한 ‘강철맨’의 파워게임은 13일 오후 6시30분부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플레이볼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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