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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올해 KIA는 큰 기대를 받았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나성범(33)을 영입했고, 프런트와 감독 경험을 갖춘 장정석 단장과 작전·수비·수석코치 등을 역임한 ‘원클럽맨’ 김종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무채색이던 팀에 색을 입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김 감독도 취임 일성으로 “적극적인 작전야구로 약점을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범경기까지는 ‘뉴 타이거즈’가 연착륙할 것으로 보였다.
외국인 선수 없이 한 달 이상 경기를 치르기도 했지만, 어쨌든 KIA는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단 한 경기로 가을을 마감했지만, 지난해보다는 더그아웃 분위기가 훨씬 밝았다. 생애 최악의 슬럼프를 겪던 최형우가 후반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고, 나성범도 팀내 최다 홈런 타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에이스 양현종도 수많은 기록을 양산하며 지존 입지를 공고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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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KIA의 2022시즌은 실패다. 300억원 이상 투자하고도 승률 5할 달성에 실패했고, 에이스 양현종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끝냈다. 무엇보다 큰 기대를 받았던 ‘작전야구’는 끝내 KIA의 색깔로 정착하지 못했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누구를 보강하느냐보다 타이거즈만의 색깔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시작하는 마무리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5개월은 턱없이 부족한 벤치워크를 보강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벤치의 적극적인 개입보다 선수에게 맡기는 쪽이 팀을 안정화할 방법”이라고 말했다.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김 감독의 판단에 물음표가 찍힌다. 경기 흐름에 따라 플레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풀타임 출장이 처음인 선수가 많다는 건 핑계가 될 수 없다. 경험을 쌓으면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대대적인 리빌딩 선언에도 번번이 최하위권에 머문 팀들이 ‘실패’라는 답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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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많지 않고, 기동력이 특출난 선수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홈런군단인 것도 아니다. 상위권 팀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는 구성이다. 육성을 통해 주전을 위협할 만한 자원도 손에 꼽힐 정도에 불과하다.
수비도 엉망이다. 특히 내야 양쪽 핫코너는 안정감이 크게 떨어진다. 강견 외야수도 보이지 않고, 컷오프 플레이 등 약점을 보완할 협력 플레이도 서툴다. 벤치 워크는 비단 희생번트나 히트 앤드 런 같은 작전 전개만 뜻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기량을 냉정히 파악해 부족한 점을 팀으로 보완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한 벤치 워크다. KIA에 3~4년 동안 없던 것이기도 하다.
선수에게 맡기는 야구로는 5위가 최상이다. 최형우 김선빈 나성범 양현종 등 주축 선수들은 에이징커브를 걱정해야 할 시기다. 대권에 도전할 시간이 길어야 2년이라는 의미다. 절차탁마의 자세가 필요한 KIA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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