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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난 시즌 토종 득점왕 이대성이 5점에 그쳤음에도 승리했다. 저득점 경기 승리가 아니다. 98점을 쏟아부었고 3쿼터에 이미 승기를 잡으며 20점차 완승을 거뒀다.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막강 전력을 과시했다.
아이러니한 일인지도 모른다. 가스공사는 이번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16일 전주 KCC전에서는 이대성이 25점으로 최다 득점자가 됐지만 9점차로 패했다. 당시 경기에 앞서 KCC 전창진 감독은 “이대성이 주도적으로 공격을 많이 하기를 바란다. 이대성이 50점을 넣고 다른 선수의 득점이 줄어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전 감독의 플랜이 적중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원주 DB전은 반대였다. 이대성의 득점도 적었지만 슛시도도 많지 않았다. 8개의 슛을 던진 이대성 외에 유슈 은도예(11개), 정효근(10개), 샘조세프 벨란겔(9개), 이원대(8개), 신승민(8개) 등 야투 시도 분포가 고르게 이뤄졌다. 22점의 은도예가 최다 득점. 더불어 정효근(17점), 신승민(16점), 벨란겔(14점)이 활약해 득점 분포 또한 고른 모습이었다.
비로소 전력에 맞는 경기를 펼친 것인지도 모른다. 가스공사는 창단 첫 해인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김낙현·두경민 백코트 라인이 해체됐으나 이대성과 필리핀 국가대표 가드 벨란겔을 영입해 지난 시즌 이상의 전력을 완성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정효근이 다시 일어서고 은도예가 공수에서 두루 활약한다면 6강 이상의 결과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이다.
관건은 융화다. 지난 시즌에도 가스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조직력이 뛰어난 팀은 아니었다. 주득점원인 앤드류 니콜슨부터 패스와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안양 KGC와 플레이오프에서 니콜슨은 KGC 더블팀에 애를 먹었고 가스공사는 3연패로 허무하게 퇴장당한 바 있다.
이번 시즌은 외국인선수를 향한 아쉬움을 덜어낼 모양새다. 은도예는 공수가 뛰어나고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지녔다. 두 번째 외국인선수 머피 할로웨이는 궂은 일을 피하지 않는 베테랑이다. 니콜슨의 득점력 공백은 은도예는 물론 이대성, 정효근, 벨란겔, 이대헌 등으로 메울 수 있다.
결국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조직력이 중요하다. 그만큼 팀어시스트 27개로 완승을 거둔 지난 19일 경기는 의미가 있다. 이대성은 수비 또한 뛰어난 선수다. 20, 30점을 올리지 않아도 팀 승리에 공헌할 수비력이 있다.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쉬운 득점이 꾸준히 나올 때 가스공사의 장점도 극대화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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