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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스토브리그가 샐러리캡 확정과 함께 벌써부터 뜨겁다. 지난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샐러리캡 114억2638만원은 앞으로 3년(2023~2025) 동안 적용된다. 10구단은 현재 팀 연봉 구조와 향후 프리에이전트(FA) 들을 바라보며 현재와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시행 1년차부터 샐러리캡을 초과해 제재금을 부담하는 복수의 구단이 나올 전망이다.
갑자기 나온 샐러리캡은 아니다. 4, 5년 전부터 KBO와 구단 핵심인사들, 그리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여러가지 안을 주고 받은 결과다. 완벽하게 타협점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양측의 의견이 상당수 반명됐다.
시작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4년 80억원 상한제였다. 구단과 선수협은 상한제에 앞서 FA 기간 단축, FA 등급제 시행 등을 두고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서로 접점을 찾아가는 것 같다가 틀어지기를 반복했는데 그 시점이 2018년이었다. 구단은 과열된 FA 시장과 선수 몸값을 우려하며 선수협이 원하는 FA 기간 단축과 등급제를 시행하는 대신, FA 계약 상한제를 요구했다. FA 계약시 4년 8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했다.
선수협은 이에 반대했다. 2019년까지 구단과 선수협이 팽팽히 맞섰는데 선수협은 구단이 들고 나온 FA 계약 상한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제도들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상한제는 주요 안건에서 제외됐고 상한제를 대신해 샐러리캡이 나왔다. 미국 프로스포츠, 그리고 농구와 배구 등 다른 국내 프로스포츠처럼 KBO리그도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제도는 2020년 1월 이사회 후 공식 발표됐다. 당시 이사회는 역대급 규모의 제도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 시행을 비롯해 2020시즌 종료 후 FA 등급제, 2020시즌부터 외국인선수 3명 경기 출장, 1군 엔트리 28명 등록 26명 출장으로 증원, 한국시리즈 2홈-2원정-3홈경기로 제도 변경, 2021년부터 최저 연봉 3000만원으로 인상, 2022시즌 종료 후 FA 취득 연한 1년 축소(고졸 8년·대졸 7년), 2023년 외국인선수 400만 달러 샐러리캡 등이 확정됐다. 함께 발표한 육성형 외국인선수는 폐지됐고 외국인선수 샐러리캡도 연차를 반영해 소프트캡 형식으로 조절됐으나 샐러리캡은 원안대로 시행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원안대로 시행된 샐러리캡이 아쉬울 수 있다. 팀연봉 순위 상위 6팀이 이른바 대형 FA를 잡을 시 제재금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샐러리캡 제도를 논의하고 3년 전에 확정한 주체 또한 구단이다. KBO는 일찍이 샐러리캡 예상 금액을 전달했다. KBO 관계자는 “여름부터 꾸준히 샐러리캡 예상액을 구단에 건넸다. 당시 예상액과 이번에 나온 114억원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제도가 시행된 만큼 앞으로 시선은 결과로 모아질 것이다. 결과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3년 후 샐러리캡 제도에도 영향을 준다. 2020년 1월 이사회 당시에는 샐러리캡 제도 시행 첫 해부터 10구단 중 절반 이상이 제재금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제재금은 야구발전기금으로 쓰인다. 야구발전기금은 초중고 야구부 창단 지원, 장비 지원,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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