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17_이정후01_정연희씨
이종범 LG 2군 감독의 아내이자 키움 이정후의 어머니인 정연희씨. 서울웨스틴조선호텔 | 사진=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서울웨스틴조선호텔(소공동)=김동영기자] 키움 이정후(24)가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데뷔 첫 MVP 수상이다. 상을 받은 후 이정후는 어머니인 정연희(51)씨를 언급했다.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작 어머니는 아들 생각에 바쁘다.

이정후는 17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KBO 시상식에서 MVP가 됐다. 총 107표 가운데 무려 104표를 얻었다. 득표율 97.2%다. 그야말로 압도적. 그만큼 이정후가 올시즌 잘했다는 의미다.

이날 MVP가 되면서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에 이어 ‘부자 MVP’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없던 일이다. 사상 최초 케이스가 됐다. 이종범 감독이 1994년 최고의 선수가 됐고, 28년이 흘러 이정후가 최고가 됐다.

이 2명의 MVP를 모두 지켜본 이가 있다. 이 감독의 아내이자 이정후의 어머니인 정연희씨다. 이날 시상식 현장에도 있었다. 예비 사위 고우석까지 세이브상을 받으면서 한 장소에 모였다.

\'트로피에 키스\' MVP 이정후[포토]
MVP 이정후가 17일 열린 2022 KBO 시상식에서 MVP에 등극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웨스틴조선 서울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시상식 후 정씨는 “우리 사위가 더 애교가 많은 것 같다. 말을 예쁘게 한다. 너무 고맙다. (이)정후도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더 성숙해졌고, 표현도 더 많이 하려고 한다. 고마운 부분이다”며 웃었다.

이 감독과 이정후의 MVP 가운데 더 와닿는 쪽은 어디인지 물었다. 그러자 “아무래도 남편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어렸을 때는 정후가 아빠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정후 때문에 아빠가 힘든 부분이 있다. 다 부러워한다. 그러나 나는 안쓰럽다. 내게는 안쓰러운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진짜 고마운 아들이다. 의젓하다. 내가 많이 기댈 수 있는 아들이다. 작년까지는 내가 감싸줬다. 올해는 내가 의논도 많이 한다. 굉장히 고마운 아들이다. 남편도 마찬가지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항상 집밥 이야기를 한다. 돼지등갈비찜이랑 멸치볶음을 말한다. 항상 잘 먹는다. 집에서 밥 먹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는 최고의 아들이다. 누가 나가서 엄마 밥이 가장 맛있다고 하겠나. 흐뭇하다. 트로피도 오늘 받을 것들 자리를 비워놓고 왔다. 아빠 것과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많이 받을 줄 몰랐다. 올해 한 10개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다시 웃었다.

팬들에 인사하는 북부 이종범 감독[포토]
LG 이종범 2군 감독.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정후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 “남편과 결혼할 때는 해외 이야기가 없었다. 준비 없이 갔다. 그때는 실패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정후는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준비를 잘하고 가서, 아빠가 이루지 못한 것도 이뤘으면 한다. 엄마와 아빠가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우리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부 이야기도 꺼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아들 사랑이 느껴졌다. “오늘 받는 상금은 정후가 기부를 하기로 했다. 원래 기부하는 단체가 있다. 자립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진짜 많이 컸다. 우리도 받는 것이 많다. 기부는 당연한 것이다”고 했다.

그런데 이정후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프로야구선수가 되기 전까지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 되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그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다. 부모님께서 먼저 말을 꺼내셨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야기를 하자 “아들 생각해서 그러신 것”이라며 “따로 선물을 해드리겠다”며 멋쩍어했다.

아울러 이정후는“아버지에 이어 나까지 30년간 뒷바라지를 하셨다. 더 주목을 받아야 한다. 어머니께 너무 감사하다. 효도 하나 한 것 같아 기쁘다. 아버지는 내일 휴식일이어서 오늘 저녁에 만날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