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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오른쪽)가 전풍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역대급 대이동이다.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일 원종현이 NC에서 키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것을 시작으로 총 7명이 이적했다.

원종현은 NC에서 ‘불굴’의 아이콘이었다. 신인 드래프트 막바지에 간신히 지명됐는데 몇 년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신생팀이었던 NC에 입단해 간신히 프로 커리어를 이어갔고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1군 투수로 올라섰다. 155㎞를 던지는 필승조 사이드암 투수로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하지만 대장암 진단을 받고 또 다른 고비와 마주했다. 당시 NC 선수들은 원종현을 상징하는 ‘155’를 장비에 부착하며 응원했고 원종현은 이듬해 성공적으로 1군 무대로 돌아온 바 있다. 처음 1군 무대에 오른 2014년부터 병마를 극복해서 돌아온 2016년, 그리고 올해까지 NC와 긴 시간을 함께한 원종현이지만 FA 계약 앞에서는 NC와 원종현 모두 냉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NC는 이번에 FA 신청자만 7명에 달했고 올해 팀 연봉 기준으로 샐러리캡을 초과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원종현은 어쩔 수 없이 후순위로 밀렸다. 원종현은 준우승팀 키움으로 이적해 키움 불펜진에 경험과 힘을 더할 전망이다. 샐러리캡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었던 N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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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원종현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대형 FA 계약시 샐러리캡을 초과할 확률이 높은 LG도 마찬가지다. 주전포수 유강남·4번 타자 채은성 사수를 최우선 목표로 잡았지만 이루지 못했다. 샐러리캡을 고려했을 때 둘 다 잔류시키는 것은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둘다 이별했다. 유강남 대체자로 FA 박동원을 신속하게 영입했지만 채은성의 공백은 2023시즌 굵직한 과제가 됐다.

반면 유강남을 영입한 롯데, 채은성을 데려온 한화는 샐러리캡에서 자유로웠다. FA를 2명 이상 영입해도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만큼 과감하게 움직였다. 롯데는 유강남과 4년 최대 80억원, 한화는 채은성과 6년 최대 90억원 빅딜을 맺으며 순식간에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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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오른쪽)이 22일 6년 최대 90억원의 조건으로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두 팀의 폭풍 행보는 꾸준히 이어졌다. 23일 롯데는 노진혁 영입에 성공해 포수와 내야 문제를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 번에 해결했다. 한화는 트레이드로 이별했던 이태양을 FA로 영입해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반면 FA 영입을 통해 샐러리캡 초과가 유력한 구단도 있다. 두산은 최대 6년 152억원을 투자해 양의지 귀환을 이뤘다. 그런데 양의지의 계약금과 연봉 규모를 봤을 때 샐러리캡을 넘어설 확률이 높다. 두산 관계자는 “양의지 계약 과정에서 샐러리캡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했다. 연봉을 분배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현재로선 샐러리캡에 대한 대비를 어느 정도 해둔 상황”이라고 했다. 두산이 양의지의 대형 계약을 어떻게 설계했을지, 더불어 기존 선수들의 연봉은 어떻게 관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FA 이동은 리그 판도 변화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하위권에 자리한 롯데와 한화의 전력이 향상된 반면, 선수 유출을 겪은 LG, NC는 전력이 떨어졌다. NC는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우와 최대 8년 140억원 대형계약을 맺으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그래도 양의지 이탈을 팀에 큰 손실이다.

아직 시장에는 박세혁, 한현희, 김상수, 권희동, 이재학, 정찬헌, 김진성, 오선진, 이명기, 오태곤, 강윤구 등이 있다. 박세혁의 행선지로 NC가 주목 받고 있는데 역시 관건은 샐러리캡 초과 여부다. FA 이적 혹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기 때문에 리그 판도는 시시각각 요동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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