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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토론토 불루제이스는 1일(한국 시간) 오전 깜짝뉴스를 발표했다.
전 마이애미 말린스 돈 매팅리 감독을 벤치코치로 영입한다는 큰 뉴스였다. 61세의 매팅리는 올해까지 7시즌 말린스 감독을 역임했다. 올해 69승93패의 성적부진으로 구단과 합의해 감독에서 물러났다. 고향 인디애나로 돌아가 더 이상 야구에 종사하지 않는 야인이 되는 듯했다.
매팅리는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야구인이다. 그의 애칭 ‘도니 베이스볼’로 불린다. 1982년~1995년 14시즌을 뉴욕 양키스 한 팀에서 뛰었다. 1985년에는 타율 0.324, 35홈런, 145타점(리그 1위)으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양키스 캡틴을 지냈고 그의 등번호 23번을 영구결번했다. 양키스타디움 모뉴멘트파크에 전시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벤치코치 발탁으로 역대 가장 이름이 알려진 전국구 스타 코치다. 토론토가 매팅리를 벤치코치로 영입하면서 구단과 존 슈나이더 감독은 “도니의 영입에 너무 흥분된다”며 온갖 찬사를 동원했다. 공교롭게도 시즌 도중 토론토에서 해고된 찰리 몬토요 전 감독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벤치코치로 야구계에 복귀했다.
매팅리는 이날 줌 인터뷰에서 “존(슈나이더)이 원했고 나는 그를 편안하게 해주고 선수를 도와주면 되는 일이 나의 할 일이다. 겸손하게 이 일을 받아 들일 것이고 잡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사실 매팅리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이었으나 매우 겸손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늘 선수편에서 대변했다.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 말린스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샌디 알칸타라는 “도니(매팅리)에게 감사한다”며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감독대행에서 꼬리표를 떼고 3년 계약을 한 슈나이더(42)는 뉴저지 출신으로 어렸을 적 양키스를 좋아했고 매팅리가 영웅이었다. 토론토가 매팅이를 발탁한 가장 큰 이유는 경험이 짧은 슈나이더 감독의 보좌이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고려한 판단도 한몫했다. 매팅리는 AL 동부에서만 선수로 뛰었다. 은퇴 후 LA 다저스에서 코치와 감독을 말린스 사령탑을 역임해 내셔널리그에서만 활동했다.
벤치코치로는 역대급 거물이지만 풍부한 감독 경험, AL 동부 속성을 잘안다는 점, 타격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는 점 등 장점이 많다. 물론 본인은 감독에서 코치로 내려 앉는 부담은 있다. 하지만 토론토 슈나이더 감독의 설득에 코치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2023시즌 토론토의 공격도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감독 후 코치로 이직하는 게 매우 자연스럽다. 국내와는 사뭇 다르다. MLB 뿐 아니라, NBA, NFL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대부분 감독을 코치로 영입하는 경우는 경험이 전무한 새 감독일 때다. 구단 입장에서는 안전장치이고 옵션이다. 또 하나 미국 스포츠에서는 코치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국내처럼 감독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다. 보좌는 하되 자신의 역할을 이어 간다. 전문 영역에서 구단이 필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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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30개 팀 가운데 이번 매팅리를 포함해 감독 출신 벤치코치는 무려 9명에 이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프레디 곤살레스(전 애틀랜타 감독), 미네소타 트윈스 제이시 팅글러(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오클랜드 에이스 브래드 오스머스(전 LA 에인절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제프 배니스터(전 텍사스 레인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월트 와이스(전 콜로라도 로키스), 시카고 컵스 앤디 그린(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 봅 게렌(전 오클랜드 에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찰리 몬토요 등이다.
MLB 벤치코치는 KBO리그 수석코치다. 올해 감독 경험이 없는 슈퍼스타 출신 이승엽이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전 동료이자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지낸 김한수를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현명한 판단이다.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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