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지난 9일 열리며 프로야구 한 해를 성대히 마무리했다. 올해 수상자 모두 이변이 없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바꿔 말하면 각 부분에서 소수가 뛰어났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치열함이 줄었다.
◇득표율 90%대 이대호·이정후, 이들이 떠난 KBO는?먼저, 은퇴 시즌에 황금장갑을 품에 안으며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한 이대호(40·롯데)다. 그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그만큼 후배들이 ‘조선의 4번 타자’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올시즌 가장 이변없는 수상자는 키움 외야수 이정후(24)다. 무려 97.1% 득표율로 5년 연속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후가 황금장갑을 손에 넣은 기간 내내 남은 두 자리 외야 황금장갑 주인공은 매해 바뀌었다. 프로야구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2루수 포지션과 함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리다. 그러나 이정후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이대호가 떠나고, 이정후도 내년 시즌이 마지막이 될수 있기에, 새로운 스타 탄생이 필요하다.
|
◇12년간 수상자는 단 2명·4명…새로운 얼굴은 언제쯤?
1루수 부문은 이변없이 올시즌 홈런왕 박병호(36·KT)가 수상했다. 지난 12년 간 1루수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단 4명이다. 이대호, 에릭 테임즈(36·전 NC), 박병호, 강백호(23·KT)가 번갈아 수상했다.
박병호는 이 부문에서 6번이나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KBO를 떠난 테임즈와 내년 시즌부터 은퇴하는 이대호를 제외하면 박병호, 강백호 외에 뚜렷한 1루수 황금장갑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이마저도 올시즌 강백호가 부상 등을 이유로 부진하며 박병호가 황금장갑 왕좌에 무혈입성했다. 득표율 89.1%가 이를 증명한다.
이는 3루수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 12년 간 3루수 황금장갑 주인공은 1루수처럼 4명이었다. 허경민(32·두산), 황재균(35·KT), 박석민(37·NC), 최정(35·SSG)이다. 최정은 이 기간동안 8번이나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LG 문보경(22)이 올시즌 약진했지만, 26개 홈런을 치고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최정을 뛰어넘기에 역부족했다.
12년간 단 두 사람이 독식한 부문이 있다. 바로 포수 부문이다. 36세 양의지(두산)와 37세 강민호(삼성), 두 사람이 지난 12년간 황금장갑을 양분했다. LG에서 올시즌을 마치고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30)이 분투했지만, 20홈런 121안타 타율 0.283을 친 양의지를 이기기는 어려웠다. 내년엔 새로운 포수 황금장갑 주인공이 나타날지 궁금하다.
|
◇골든글러브 투표 기준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안우진(23·키움)이다. 학폭 논란이 있지만, 올시즌 평균자책점 1위(2.11), 탈삼진 1위(224개), 승수 2위(15승)로 그 어떤 투수보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만큼 황금장갑을 손에 넣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득표율 57.2%가 말해주듯 프로야구 미디어 관계자의 42.8%는 안우진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 골든글러브 전에 열린 다수의 언론사 시상식에서도 안우진은 외면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골든글러브는 수비상이다. 수비지표가 가장 좋은 선수가 수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골든글러브는 팀 성적도, 공격·수비 지표도 좋아야 한다. 여기에 인지도나 사생활 논란까지 한몫한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