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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한현희(왼쪽)와 정찬헌.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겨울 한파가 불어닥쳤다. 모두가 추위 대비에 한창이다. 또 다른 한파도 있다. FA 쪽이다. 미계약자 7명에게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다.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선물’은 없을까. 현실은 녹록하지않다. 연내에 도장이라도 찍으면 다행인 수준이다.

지난 11월17일 2023 FA 시장이 문을 열었다. 11월19일 원종현이 키움과 4년 25억원에 계약하며 포문을 열었고, 11월24일까지 단 6일 동안 12건의 계약이 터졌다. 양의지가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원에, 박민우가 NC와 5+3년 총액 140억원에 계약하는 등 100억원대 계약도 두 건이 터졌다. 박동원, 유강남, 채은성 등 굵직한 FA들이 새 팀을 찾았다.

이후 페이스가 주춤했다. 11월29일이 되어서야 다음 계약이 나왔다. 오선진이 한화와 1+1년 총액 4억원에 사인했다. 다시 9일이 흐른 지난 8일 김진성이 LG와 2년 총액 7억원에 계약하며 14번째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남은 선수는 7명이다. 정찬헌(32), 한현희(29), 신본기(33), 이재학(32), 권희동(32), 이명기(35), 강윤구(32)까지 7명. 한현희가 A등급이고, 정찬헌·이재학·권희동은 B등급, 신본기·이명기·강윤구는 C등급이다.

신본기와 이재학의 경우 원 소속구단인 KT와 NC에서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KT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신본기에게 제안을 했다. 신본기가 고민중이다. 아무래도 생각이 많은 듯하다. 천천히 고민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NC 관계자는 “협상은 진행하고 있는 상태지만, 구단과 이재학이 각각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금액 차이가 좀 있다”고 말했다. 구단 최다승(77승) 투수이자 창단 멤버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허투루 대할 수 없는 것도 맞지만, 현실은 또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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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이재학-권희동-이명기(왼쪽부터). 사진 | 스포츠서울 DB

나머지 5명은 이렇다 할 소식조차 없는 상태다. 정찬헌-한현희의 경우 키움에서 “내년에 이야기를 해보자”고 한 상태다. 전력 외로 보고 있는 모양새. 한현희의 경우 A등급이기에 보상의 벽이 높다. 하필 올시즌 좋지 못했던 점도 걸린다. 정찬헌도 B등급이기는 하지만, 올해 부진한 것이 치명타가 된 모양새다.

권희동-이명기 또한 NC에서 오퍼를 넣은 것은 없다. 선수 쪽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NC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다. 이야기가 없는 것은 강윤구 쪽도 마찬가지다. 롯데 관계자는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제안이라도 받은 이재학이나 신본기 쪽은 그나마 낫다고 봐야 한다. 다른 선수들은 허허벌판에 맨몸으로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구단이 외부 FA 영입전에서 철수한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법이다.

계속 이 상태라면 원 소속구단과 헐값에 계약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 보인다. 다른 길이 있다면 사인 앤드 트레이드인데, 그것도 원 소속구단이 원하는 매물이 나올 경우에나 가능하다. 물론 해당 선수를 원하는 구단도 필요하다. 샐러리캡이라는 추가 장애물까지 생겼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다. 곧 크리스마스도 다가온다. 기분 좋게 웃으며 보내야 하는데 처한 상황이 만만치 않다. 한파가 누구보다 씁쓸한 7명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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