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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권희동(왼쪽)과 이명기.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A등급 FA 한현희(30)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B급과 C급이 각각 2명씩 남았다. 일단 ‘여지’는 생겼다. 물론 여전히 ‘백기투항’ 쪽이 더 가까워 보이기는 하다.

롯데는 17일 한현희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1년에 최대 40억원이다. 계약금 3억원, 보장 연봉 15억원, 최대 연봉 37억원. 결과적으로 옵션만 22억원인 계약이다. 한현희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연평균 10억원을 챙길 수 있다. 3년 후 옵트아웃을 통해 다시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

깜짝 발표다. FA 미아가 될 뻔했던 한현희도 고향팀에서 뛰게 됐고, 키움도 보상선수라는 달콤한 대가를 받는다. 잠잠하던 FA 시장에 롯데가 돌을 던졌다. 이제 남은 선수는 정찬헌, 권희동, 이명기,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까지 4명이다. 정찬헌과 권희동은 B등급, 이명기와 강윤구는 C등급이다. 중소형 FA들만 딱 남았다.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정찬헌-권희동은 25인 외 보상선수가 발생한다. 매력은 있지만, 보상선수가 거대한 걸림돌이다. 이명기-강리호는 그나마 금액 보상만 발생하기에 조금 낫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구단들이 그렇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모양새다.

과거 사례들을 봤을 때, 현재 시점까지 계약을 맺지 못한 중소형 FA는 대부분 원소속구단과 낮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 후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긴 케이스도 있다. 이른바 사인 앤드 트레이드다. 혹은 이용찬처럼 긴 시간이 흘러 시즌 도중 새 팀을 찾은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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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한 한현희.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정찬헌-권희동-이명기-강리호 또한 손발이 묶인 상태다. 구조상 다른 팀이 원하지 않고, 원소속구단이 냉담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일단 지금까지 상황은 그렇다. 대신 극적 반전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한현희의 계약이 그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지만, 어쨌든 총액 40억원 규모의 계약이 터졌다. 그것도 1월 중순 나왔다.

남은 FA들도 어떤 식이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롯데가 결단을 내린 것처럼, 다른 팀들도 결정을 할 수 있다. 권희동과 이명기의 경우 원소속구단 NC가 나설 수도 있다. 실제로 2023시즌 선수단 등번호 중 33번과 36번을 비워뒀다. 33번은 이명기의, 36번은 권희동의 번호다.

스프링캠프가 코앞이다. 팀별로 전력 구성은 얼추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어느 팀이나 아쉬운 부분은 있다. 마지막 퍼즐이라 생각한다면 남은 FA들에게 손을 내밀 수도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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