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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오키나와=윤세호기자] 결국 한국 축제다. 동아시아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에서 지난 챔피언 서울 SK와 준우승팀 안양 KGC가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SK와 KGC 모두 수준급 경기력을 뽐내며 조별리그 2경기 전승을 이뤄 정상대결에 임한다. 5일 오후 7시 일본 오키나와 오키나와 아레나에서 SK와 KGC의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결승전이 열린다.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은 아니었다. 최근 국제대회 결과에서 드러나듯 아시아 농구 수준이 부쩍 향상됐다. 한국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한 번도 아시아 무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더불어 홈에서 대회를 치르는 일본 B.리그 팀들을 비롯해 홍콩 베이 에이리어 드래곤즈 등 상대 팀이 이른바 특급 외국인선수를 보유했다. 정규리그 기간 중 열리는 대회라 부상 변수도 있었다. 실제로 SK는 지난 시즌 MVP 최준용 없이 EASL에 임했다.
그럼에도 SK와 KGC 모두 승승장구했다.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 규정은 등에 날개를 단 효과를 냈다. SK 자밀 워니와 리온 윌리엄스는 트윈타워로서 굳건히 인사이드를 지켰다. KGC 오마리 스펠맨과 대릴 먼로는 내외곽을 마음껏 누비며 상대 수비를 여유롭게 공략했다. KBL 경기에서 한 번도 호흡을 맞추지 않았음에도 외국인선수 2명이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여기에 한국농구 특유의 수비 전술이 빛났다.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매체의 발달로 전세계 농구 리그 영상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전력분석이 용이해졌다. 이에 맞춰 수비 전술을 짜고 훈련한 결과가 이번 EASL에서 드러났다. SK와 맞붙은 베이 에어리어의 경우, 지난 시즌 대구 가스공사에서 뛴 앤드류 닉콜슨이 있어 한결 수월하게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KGC 스펠맨은 지난 4일 산미구엘 비어맨전에서 승리한 후 “다른 나라는 득점을 우선시하는데 KBL은 수비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영리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수비한다. KBL에서 뛰면서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놀라고 있다”며 “우리가 승리한 비결도 수비에 있다. 강한 수비로 쉽게 득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수비만 좋은 것은 아니다. SK와 KGC가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비결은 메인 핸들러에게 있다. SK 김선형, KGC 변준형 모두 KBL를 대표하는 특급 핸들러의 면모를 EASL에서 고스란히 펼쳐보였다.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마음껏 휘젓고 쇼타임을 만들었다. 핸들러가 전략 중심에 서는 현대 농구에서 두 선수 모두 ‘아시아 특급’임을 증명했다. 산 미구엘 호르헤 갤런트 감독은 “한국은 플레이가 상당히 빠르다. 기회가 오면 거침없이 기회를 살린다. 공을 잡으면 바로 뛰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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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본이 자랑하는 아시아 최고 농구장 오키나와 아레나에서 김선형과 변준형이 지난해 챔프전에 이어 다시 정상격돌한다. 우승상금은 KBL 1억원보다 큰 25만 달러. 그런데 결승전에 앞서 SK와 KGC는 이미 2경기 승리수당으로 3만 달러를 챙겼다. 코로나19 여파로 EASL 경기수가 대폭 축소됐고 한국팀과 일본팀이 맞붙지 않는 이상한 대진이 됐으나 결과적으로 첫 EASL은 한국 농구 페스티벌이 됐다.
EASL 측은 다음 대회에서는 중국프로리그 CBA를 초청하고 대회 규모와 상금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대회가 축소되기 전 EASL에서 발표한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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