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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병규 수석코치.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흔들리지 마!”

삼성 ‘간판 타자’ 구자욱(30)이 지난해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력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다. 여러 시도를 하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본 ‘레전드’ 이병규(49) 수석코치가 한마디 ‘툭’ 던졌다.

삼성은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연습경기 일정은 마무리됐다. 6연패 후 3연승을 만들었고, 마지막 한화전은 무승부로 마쳤다. 9일 마지막 훈련을 하고 10일 귀국한다. 잠시 몸을 추스르고 13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하게 된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땀을 흘린 선수가 있다. 구자욱이다. 심지어 ‘역대급’이라던 지난해 마무리캠프도 자청해서 참가했다. 박진만 감독은 “말렸는데도 수차례 캠프에 함께하겠다고 하더라”며 의지력을 높이 샀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혹독한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이번 스프링캠프 또한 착실하게 수행했다. 연습경기에도 꾸준히 나섰다. 몸은 다 올라왔는데 타격감은 마뜩지 않다. 연습경기에서 간간이 안타를 치기는 했으나 한창 좋을 때 모습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구자욱도 알고 있다. 연신 배트를 돌린다. 티 배팅, 토스 배팅 단계부터 자신의 타격폼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이것저것 계속 해보는 중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표정도 썩 밝은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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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이를 지켜본 이병규 수석코치가 나섰다. 라커에서 스윙을 하고 있던 구자욱을 불러세웠다. “네 타격폼이 있지 않느냐. 딱 정립이 되면 흔들리지 마라. 좋을 때 타격폼을 되찾는 것도 좋다. 그때 폼을 영상으로 보고, 너에게 맞는 폼을 만들어라. 그리고 밀고 나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가지 해보는 것은 좋은데 너무 그러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구자욱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알겠습니다”고 힘차게 답했다. 그리고 다시 배트를 돌렸다. “올시즌 잘해야 한다. 캠프는 잘 치르고 있다. 어차피 이것도 다 과정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99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93, 5홈런 38타점, OPS 0.741에 그쳤다.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7년 연속 이어오던 두 자릿수 홈런도 끊겼고, 100경기에 뛰지 못한 것도 처음이다.

시즌 전 5년 총액 120억원에 계약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하필 첫 시즌 부진했다. 팀도 13연패를 당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23년은 달라야 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훈련하는 선수. 대신 과하면 안 된다. 때로는 단순하게 가는 것도 방법이다.

이병규 수석코치도 이를 알기에 일침을 가했다. 현역 시절 ‘천재’라 불렸다. 통산 2043안타, 타율 0.311을 친 타자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간단한 한마디도 무게감이 다르다. 구자욱 부활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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