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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10년 만에 새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설렘 가득하다. 전북 현대에서 부산 아이파크로 적을 옮긴 베테랑 미드필더 이승기(34)가 새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15일 “중원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승기의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10년 만의 이적이다. 이승기는 2011년 광주FC서 프로에 데뷔해 2013년 전북으로 첫 이적했다. 2015~2016 상주 상무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전북에 몸담았지만, 지난해부터 차츰 출전 기회가 줄었다. K4 소속 전북 B팀으로 내려가 그라운드를 밟는 등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시즌에는 16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한 게 다다.
이번시즌도 마찬가지였다. 개막 3경기 엔트리서 제외됐고, 결국 부산 이적을 택했다. 16일 본지와 연락이 닿은 이승기는 “10년 만에 팀을 옮기게 됐다. 광주서 전북으로 간 이후 처음이라 설레기도, 어색하기도 하다. 지금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는 게 아직까지는 낯설다. 선수들 이름을 빨리 외워야 할 듯하다”라며 웃었다.
최종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후 팀에 합류해 15일 계약을 완료했다. 16일에는 공식 첫 훈련에 함께 나섰다. 이승기는 “아직은 선수들과 대면하지 못해서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어려서 그런가 내가 인사를 받는데, 어색하더라”라고 했다.
그라운드와 멀어지면서 마음고생도 했다. 이승기는 “출전 기회가 줄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혼란스러웠다.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했었다. 마음을 다잡는 데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으면서 “(최)철순 형이 옆에서 힘을 주셨다. 솔선수범하시기도 하고, 친한 형이다. 아내를 비롯해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못해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위로의 말들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박 감독과는 약 9개월 만에 재회했다. 지난해 6월 부산 지휘봉을 잡기 전 박 감독은 전북 B팀을 이끌어 왔다. 이승기는 “감독께서는 팀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새롭게 팀을 옮겼으니, 모범을 보이면서 팀에 도움 될 수 있게끔 힘을 실어달라고 하셨다”고 하면서도 “부담을 크게 주시진 않으셨다. 베테랑으로서 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바라셨다”고 덧붙였다.
2부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다. 이승기가 몸담았던 광주 시절(2011~2012)에는 프로축구에 승강제가 도입되기 전이었다. 그는 “1부나 2부나 축구하는 건 똑같다. 한끗 차이다. 경기에 뛰면서 적응해가야 할 듯하다”면서 “목표는 당연히 승격이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동기부여도 크다. 믿고 불러주신 만큼 열심히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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