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지난겨울 귀하신 몸 ‘안방마님’이 대거 FA(프리에이전트)로 나오면서 대이동이 이뤄졌다. 포수는 투수의 제구가 안 좋으면 마운드에 올라 다독이고, 타자에 따라 수비위치를 조정하는 등 팀의 살림을 책임지는 ‘안방마님’이다. 최상급 포수의 경우 ‘전력의 절반’이라 할 만큼 중요한 포지션이다.
포수 이적생은 양의지(36·두산)와 박세혁(33·NC), 유강남(31·롯데), 박동원(33·LG)이다. 양의지가 NC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갔고, NC가 박세혁을 영입하면서 양의지의 공백을 메웠다. 두산과 NC의 안방마님 맞교환이다.
양의지는 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공격과 수비 모두 톱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30경기에서 121안타 20홈런 94타점 타율 0.283을 기록했다. 또한, 7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를 기준으로 도루저지율 42.2%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8(16타수 3안타)로 부진했지만 정규시즌에서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옛 두산왕조를 이끈 주역인 그가 4년 만에 잠실로 돌아온 만큼 올해 두산의 가을야구를 이끌지 주목된다.
NC는 박세혁을 영입해 양의지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은 78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24홈런 25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8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두산의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 등 단기전 경험도 풍부하다. 박세혁은 올해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24타수 7안타)로 기세가 좋다. 여기에 시즌 초반 ‘2번 타자’로 나서 팀의 테이블세터 역할도 맡는다. 시즌 전 하위권 전력이라 평가받는 NC가 반등 핵심이다.
롯데는 새 안방마님 유강남을 데려오면서 주전 포수 고민을 떨쳐냈다. 롯데는 지난 2018년 프랜차이즈스타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난 뒤 주전 포수 없이 시즌을 치렀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유망주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확실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 어느 팀보다 안방보강이 절실했던 롯데. 유강남 영입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가을을 노린다.
유강남을 보낸 LG는 KIA에서 박동원을 영입하며 안방공백을 최소화했다. LG는 4년 총액 65억원이란 대우로 박동원을 품에 안았다. LG에서 시작은 나쁘지 않다. 올해 시범경기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34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다만, KIA와 협상과정에서 단장이 그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게 29일 알려졌다. 하루 빨리 마음을 추스르고 시즌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FA 권리까지 포기한 SSG 주전 포수 이재원(36)은 명예회복에 나선다. 지난 2006년 SK 와이번스(현 SSG)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재원은 2014시즌부터 꾸준히 팀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4년 69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1에 그쳤다. 그는 기대 이하의 성적 등의 영향으로 FA 권리까지 포기하며 팀 잔류를 선택했다. 올해 명예회복의 신호탄을 기대한다.
박동원이 떠난 KIA는 그 자리를 놓고 경쟁중이다. 기존 백업 포수였던 한승택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온 가운데,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주효상이 경쟁자로 떠올랐다. 두 포수가 올해 KIA의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위한 살림을 꾸릴지 관심이다.
이외에도 삼성은 베테랑 강민호와 주전급 백업 김태군, 유망주 김재성을 보유하고 있다. 3포수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김재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시즌 강민호와 김태군이 삼성의 안방을 책임질 전망이다.
KT는 주전 포수 장성우를 비롯해 지난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백업포수 김준태, 강현우까지 든든하다. 더불어 한화는 지난해 FA로 이적한 최재훈이 살림을 도맡을 예정이고, 키움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 포수 이지영의 어깨가 무겁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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