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상승세엔 이유가 있다.

포항은 시즌 전만 해도 우려가 컸다. 지난시즌 주축 자원인 신진호(인천 유나이티드)와 임상협(FC서울)이 팀을 떠났고, 유스 출신 이수빈(전북 현대)도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3승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5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는 백성동과 제카가 포항 유니폼을 입고 첫 골을 쏘아 올려, 공격의 혈까지 뚫었다. 포항은 5경기에서 8골을 넣었는데, 다득점한 경기는 모두 승리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올시즌 신진호가 떠난 뒤 공격 스타일의 다소 변화를 줬다. 전환 패스와 롱 패스가 능한 신진호와 달리 중원을 구성하는 오베르단과 김종우는 탈압박에 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감독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고 있다. 포항은 실제 공격 지역 패스(1775개)는 물론 전방 패스(880개), 중거리 패스(1143개), 횡패스(1156개) 등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일명 압박 강도(PPDA)로 불리는 지표를 보면 포항의 강점을 알 수 있다. PPDA는 하프라인 부근부터 상대의 패스를 막으려는 행위를 측정하는 지표다. 패스 횟수가 적을수록, 수비 횟수가 많을수록 압박이 성공적이었다는 의미다. 5라운드까지 포항의 PPDA는 7.08로 2위다. 1위인 전북 현대(6.95)에 이어 2위다. 슛 허용 횟수가 7.6회인데, 12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회 미만으로 허용했다. 전북은 압박이 강했음에도 슛을 12.6회나 허용해 포항과 대조적이다.

또 다른 지표인 시퀀스를 봐도 그렇다. 시퀀스는 공의 흐름을 뜻하는데, 한 팀의 어느 선수가 공을 컨트롤하는 액션이 취해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상대의 수비, 슛, 득점, 경기의 중단 등의 요소로 중단된다. 포항의 시퀀스가 시작되는 지점이 52.21m다. 최하위인 수원FC(37.67m)보다 훨씬 앞선다. 그만큼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잘 탈취했다. 이어지는 시퀀스 상황에서 포항의 평균 패스 횟수는 7.48회다. 이 기록 역시 포항이 1위다. 지속 시간도 19.67초로 압도한다. 2위 강원FC(11.21초)보다 8초가량 이상이다. 최하위 대구FC(6.72초)보다는 13초 정도나 길다. 포항은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은 뒤 그 흐름을 잘 유지한다는 뜻이다. 시퀀스의 종료 형태가 완벽하게 공개되지 않아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포항의 시즌 초반 상승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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