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못 던졌으면 퓨처스 갔죠.”
LG 염경엽(55) 감독이 ‘좌완 영건’ 김윤식(23)의 호투에 반색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호투로 증명을 해줬다.
염경엽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어제 김윤식이 못 던졌다면, 퓨처스로 내려갔을 것이다. 길게 보고 준비시켰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윤식은 전날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65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왔는데, 불펜이 9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는 아쉽게 됐지만, 김윤식의 호투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강속구를 뿌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등을 섞으며 삼성 타선을 잘 제어했다.
첫 등판이던 지난 2일 쓴맛을 제대로 봤다. KT와 경기에 선발로 나섰는데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투구수 39개를 기록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오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긴 모양새다. WBC에서도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이 김윤식이 두 번째 등판에서도 좋지 못했다면, 긴 호흡으로 준비를 다시 시킬 생각을 했다. 그러나 김윤식 스스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없던 일’로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이 많이 남았다. 만약 어제 안 좋았다면 한 달 정도 뺐을 것 같다. 호투를 해줬고, 밸런스도 괜찮았다. 구위가 더 올라올 것 같다. 투구수도 채웠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다음 등판에는 80~9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제구가 100%는 아니다.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 다음 선발에서 부진하면 생각이 다시 바뀔 수도 있다. “그때는 투수 파트와 고민을 해보고, 김윤식과 이야기도 해봐야 할 것 같다.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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