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디펜딩 챔피언’인데 평가가 생각보다 박했다. 뚜껑을 여니 또 이야기가 다르다. 순위표 최상위권이다. 간단하다. 야구를 잘한다. ‘비결’이 있다. SSG 이야기다.
SSG는 9일 경기까지 6경기를 치렀고, 5승 1패를 올렸다. 이기기도 많이 이겼지만, 패배가 딱 하나 뿐인 것이 눈에 띈다. 그만큼 공수 밸런스가 좋았다는 의미다.
깊이 보면 묘한 구석도 있다.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 2.83으로 리그 3위다. 기본적으로 피안타율 0.218로 리그 1위. 안타를 적게 맞고 있다. 선발·불펜 할 것 없이 신구 조화가 되면서 순항하고 있다.
단, 출루 허용이 적은 것은 아니다. 피출루율은 0.324로 피안타율 대비 1할 이상 높다. 볼넷이 적지 않아 그렇다. 9이닝당 볼넷 허용이 5.0개다. 리그 최다 허용 2위다. 반대로 9이닝당 탈삼진은 7.7개로 6위.
에이스 김광현이 9이닝당 볼넷 7.9개에 탈삼진 4.5개, 커크 맥카티가 탈삼진-볼넷이 각각 4.8개로 같다. 탈삼진이 볼넷의 두 배가 넘는 선발투수는 오원석(3.0) 하나다. 불펜에서는 서진용(8.0), 이로운(2.0)이 있다.
이는 투수 혼자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실점’은 투수 혼자 막는 것이 아니다. 야수의 힘도 절대적이다. SSG가 이쪽이 된다.
핵심은 ‘땅볼’이다. 2023시즌 9일까지 총 34경기를 했는데, 땅볼 579개-뜬공 680개로 땅볼/뜬공 비율 0.85를 기록중이다.
2022년은 개막 후 첫 35경기에서 땅볼 620개-뜬공 646개로 땅볼/뜬공 비율 0.96이었다. 2022시즌 전체로 보면 뜬공-땅볼 비율은 1.02로 올라간다. 올해는 전년 대비 뜬공이 늘었고, 땅볼은 줄었다.
SSG는 조금 다르다. 땅볼/뜬공 비율 1.04를 만들고 있다. 리그 2위. 그라운드 볼이 53개, 플라이가 51개다. 그라운드볼이 더 많다. 지난해 팀 시즌 평균이 1.02였고, 첫 6경기는 0.80이었다.
올해 투수들이 ‘땅꾼’ 노릇을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선발진이 강력하다. 비율이 무려 1.42에 달한다.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생산중이다.
김광현이 1.25, 커크 맥카티가 1.50이고, 박종훈이 1.75, 오원석이 1.33이다. 불펜은 선수별로 편차가 있는 편이지만, 선발이 앞에서 길게 끌어주기에 부담은 덜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SSG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인천SSG랜더스필드는 ‘타자친화적’이라면 리그 최고로 꼽히는 구장이다. 홈런이 많이 나온다. 뜬공을 억제하면 억제할수록 좋다. 실제로 팀 피홈런이 딱 1개다. 9이닝당 피홈런 0.33개. 리그 최소다. 자연히 피장타율도 0.303으로 리그 1위다.
투수가 그라운드 볼을 유도해도 야수가 처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SSG가 이쪽이 된다. 야수들이 꼬박꼬박 잘 처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야수의 내야 타구 처리율 94.2%로 리그 1위다. 2위 KT가 90.5%다. 차이가 제법 난다. 3루수 최정, 2루수 최주환이 처리율 100%를 만들고 있고, 1루를 본 오태곤과 전의산도 100%다. 유격수 박성한도 92.3%로 좋다.
사실 SSG는 개막 초반 애로사항을 안고 있다. 그라운드 비시즌 흙과 잔디를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됐는데, 개막 직전 완료됐다. 김광현은 “우리 선수들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개막하고 밟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개막 2연전에서 실책 3개가 나온 이유다. 최정, 박성한 등 내야수들은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았는지 딱딱한 감이 있다. 타구가 빠르게 온다.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슬라이딩을 하다 정강이 부분이 쓸려 상처를 입기도 했다. “좀 딱딱해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래도 좋은 수비가 나온다. 수치가 좋다. 새 그라운드에 적응하면 더 안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충분히 괜찮은 부분이다. 땅볼 유도형 투수와 좋은 야수진의 조합. SSG가 초반 잘나가는 원동력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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