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황혜정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임병욱(28)이 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기록했다. 1337일 만이다.
임병욱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임병욱이 한 경기에서 3안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8월 15일 NC전 이후 1337일 만이다.
경기 후 임병욱은 “별다른 건 없다. 평소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날 3안타를 기록한 것이 평소와 다를 바가 없는 컨디션에서 나왔음을 언급했다.
임병욱은 “지금 3안타를 쳤고 뭘 했고가 아니라, 기용이 돼 선발출장 했는데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린 것이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안타 3개를 뽑아냈다는 것보단 기회가 왔을 때 자신만의 플레이를 보여준 것에 의의를 뒀다.
임병욱은 이날 8회 2사 만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2,3루에 있던 주자 2명을 한번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외에도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로 출루해 김혜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임병욱은 “사실 안타, 홈런, 삼진, 범타 이런 건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 그저 나갔을 때 최선을 다하고, 기용됐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런 부분이 나에게 맞구나. 내가 오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괜찮겠다. ‘똑같이 계속 이렇게 꾸준하게 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 말을 마친 임병욱의 눈이 반짝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개막 직전 취재진에 임병욱을 자신의 ‘아픈 손가락’이라 한 적 있다. 재능 넘치고 기술적으로도 문제 없지만 무언가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군 복무 이후 오랜만에 팀에 복귀한 임병욱은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시범경기 타율 0.161로 극도로 부진했다.
결국 임병욱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송성문, 전병우의 부상 등으로 타선에 공백이 생기자 개막 직후 콜업됐고 현재까지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타율은 0.375(16타수 6안타)를 기록 중이다.
임병욱이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그저 평소처럼만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3안타는 내려놓음의 미학인 셈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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