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미래의 먹거리로 주목하며 치열한 기술 확보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 3사도 AI 기술 선점을 위한 우수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가 이달 초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콤 아메리카’(SKTA)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SKTA는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북미 현지 법인으로 글로벌 사업과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회사다.

SK텔레콤의 이번 정 대표 영입은 AI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AI가 모든 산업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만큼 미래 먹거리인 AI 관련 기술 확보를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통신 3사는 최근 AI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AI컴퍼니 도약을 목표로 초거대 AI 브랜드 ‘에이닷’을 운영중이며, KT 또한 지난해 말 초거대 AI 브랜드 ‘믿음’ 상용화 발표에 이어 올 상반기 중 믿음의 경량화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최근 글로벌 벤치마크 대회에서 퀄컴과 엔비디아를 제치고 시스템 반도체 기술력을 입증함에 따라 KT는 한층 고무된 상황이다. 리벨리온은 KT가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KT는 초거대 AI서비스 ‘믿음’의 경량화 모델에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아톰을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발족한 ‘에이닷 추진단’을 정규 조직화하고 추진단에 참여할 외부 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디지털혁신CT에선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유·무선 통신과 엔터프라이즈, 미디어 등 기존 통신 분야의 사업을 재정의하고 있다.

SKT는 “별도의 인공지능 연구개발 조직에서 기술 내재화 및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며 “내부 구성원 대상 인공지능 교육 역시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로 인공지능 전문가인 김준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 겸 인공지능연구원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초 데이터·AI 분야를 담당하는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데이터사업 전문가인 황규별 전무를 영입했다. 이어 관련조직도 수익 창출에 무게를 둔 ‘제품 중심’으로 개편했다. 아울러 내년까지 데이터 및 플랫폼 기술자를 비롯해 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 기술자 등 개발 인력 20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2월부터 개발자 채용 방식을 코딩 테스트와 프로그래밍 테스트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 직무 특성 및 사업 환경 변화를 고려한 채용 방식이다. 또한 석·박사 채용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초거대 AI와 자연어 처리, 음성합성, 빅데이터, 그래픽스,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6개 분야에서 석·박사 ‘연구인턴제’를 도입했다.

특히 통신 3사는 AI 관련 핵심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AI 개발을 담당하는 석·박사급 전문가들이 멘토로 참여하는 ‘SKT AI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AI 펠로우십 과정을 수료한 참가자에게는 SKT 채용 시 별도의 혜택이 제공된다.

KT는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을 운영중이다. KT는 우수 연구개발(R&D) 인력 조기 확보를 위해 한양대, 포항공대(POSTECH), KAIST와 채용 연계형 전일제 석사과정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네트워크 AI 해커톤을, KT 융합기술원 주관으로 ‘AI 경진대회’도 개최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AI 경진대회를 진행했으며, 입상자 일부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연간 4000명 이상 청년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목표로 ‘LG 에이머스’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color@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