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그 모습 보기 싫어요.”

두산 이승엽(47) 감독이 원정팀 사령탑으로 라팍에 왔다. 이것만으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 선수들의 속내도 미묘하다. 원태인(23)도 처음으로 ‘두산 이승엽 감독’을 본다.

원태인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준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큰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감독님을 TV로만 봤지, 실제로는 본 적이 없다. 신기할 것 같다. 사실 안 보고 싶다”며 웃었다.

원태인은 삼성의 선수이기 이전에 삼성팬으로 자랐다. 당연히 ‘국민타자’ 이승엽의 팬으로 컸다. 같이 선수로 뛰지는 못했지만, ‘우상’이었다. 이제 적으로 만난다.

원태인은 “당연히 이승엽 감독님 팬이었다. 포지션을 떠나, 가장 잘하는 선수의 팬이 되지 않나. 다들 그럴 것이다. 나도 그렇게 컸다. 삼성과 이승엽 감독님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 유니폼을 입은 감독님이라니, 어색할 것 같고, 신기할 것 같다. 그런데 보기 싫은 마음도 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복잡미묘한 감정을 드러낸 셈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승엽 감독은 뭐라고 했을까. 원정 감독 브리핑 자리에서 이승엽 감독은 “이제 두산에 적응이 되지 않았나요?”라며 웃은 후 “냉정해져야 한다. 아무렇지 않다. 경기를 하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한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선수로 뛰고, 코치로 있으면서 팀을 옮기는 상황이 언젠가는 올 수 있다. 여러 변수가 있지 않나. 누구든 그럴 수 있다”고 쿨하게 받았다.

아울러 “괜히 오해할 수도 있겠다. 원태인은 삼성의 얼굴 아닌가. 삼성에서 열심히 해야지”라며 웃었다.

원태인은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자다. 지명 당시 홍준학 단장이 “우리 1차 지명은 10년 전에 결정이 됐다”고 하기도 했다. ‘야구 신동’이라 했고, 경북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삼성의 지명은 당연했다.

2021~2022년 2년 연속 10승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로 활약중이다. 올시즌에는 4경기 22.2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중이다.

수치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좋은 공을 뿌리고 있다. 가장 적은 이닝이 5이닝 경기일 정도로 선발의 몫을 해주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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