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영화처럼 살다 영화처럼 팬들 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이 7일 사망 1주기를 맞았다. 그는 지난해 5월 7일, 55세의 이른 나이에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 팬들을 놀라게 했다. 유작 넷플릭스 ‘정이’(2023)가 채 공개되기 전이었다.
7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리는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은 오랜 시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이었던 강수연을 추모하기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뜻을 모은 자리다.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되는 추모전 개막식에는 윤유선, 문성근, 전도연, 문소리, 엄정화, 이혜은, 예지원, 이정현, 문근영, 박희본, 정준호, 이장호, 배창호, 정지영, 이현승, 방은진, 이은, 임순례, 양윤호, 이정향, 권칠인, 윤제균, 김한민, 박정범, 신수원, 연상호, 영화 ‘씨받이’ 촬영감독 구중모 등이 참석한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 ‘그대안의 블루’ OST를 부른 가수 김현철도 추모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참석해 배우 공성하와 특별 무대를 가진다.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에서 당대 젊은이들을 표현했던 배우 박중훈, ‘베를린 리포트’(1991)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안성기가 함께 무대에 올라 고인의 이른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 30분에는 김동호 위원장, 박중훈, 예지원 등이 고인의 유해를 모신 경기도 용인공원 화목정원에서 추모 1주기 기념식수를 하기도 했다.
추모전과 더불어 고인의 이름을 딴 추모집 ‘강수연’도 발간됐다. “나의 미미에게, 언제나 당신을 동경했어요”라고 적은 엄정화, “누님은 늘 영화였어요”라는 찬사를 남긴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에서 그를 그리워하는 영화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1966년생인 고 강수연은 4세의 어린 나이에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그는 만 20세의 어린 나이에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6)로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원조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7), ‘연산군’(1987), ‘베를린 리포트’(1991), ‘경마장 가는 길’(1991), ‘지독한 사랑’(1996), ‘그대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등 80~90년대를 풍미한 한국영화에는 강수연이 함께 했다.
영화인 후배들을 유독 아꼈던 고인은 평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을 종종 썼고 이 말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015)에서 극 중 황정민의 대사로 사용돼 국민적인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한국영화계의 영원한 ‘가오’로 남을 고인의 추모전은 9일까지 메가박스 성수에서 이어진다.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 ‘씨받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아제아제바라아제’, ‘경마장 가는길’, ‘그대안의 블루’, ‘송어’, ‘주리’, ‘정이’등이 상영되며 고인과 함께 촬영했던 배우들의 무대인사와 스페셜 토크가 마련됐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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