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침체된 한국영화계를 일으킬 구원투수가 마침내 등판한다. 지난해 유일한 1000만 관객 동원 영화 ‘범죄도시3’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지난 4개월간 대작 기근에 시달렸던 영화계의 기대가 상당하다.

이미 1편과 2편을 통해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의 활약을 보여준 만큼 전편의 기시감을 지우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제작진은 익숙한 공간과 인물들을 벗어난 새로운 ‘마석도 세계관’을 예고했다.

9일 오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상용 감독과 주연배우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가 뿌린 ‘범죄도시3’의 떡밥을 정리해봤다.

광수대 이동한 마석도 세계관의 지각변동

‘범죄도시1’(2017)과 ‘범죄도시2’(2022)가 금천서 강력계의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의 활약을 그렸다면 ‘범죄도시3’는 서울광역수사대로 발탁된 마석도가 새로운 광수대 팀원 김만재(김민재 분) 등과 호흡을 맞춰 범죄소탕작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2편에 이어 3편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3편의 전제조건은 2편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이다. 마석도를 새로운 상황에 놓고 새로운 조력자와 빌런들로 2편과 차별화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빌런이 2명이라는 것, 해외에서 유입된 빌런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회사를 옮긴 거라 직원들의 변화가 있다. 2편에서 저와 전일만 반장(최귀화 분)이 보여준 호흡을 김민재와 맞춘다”며 “세계관도 확장시켰지만 스토리나 액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2편이 통쾌한 한방의 액션이라면 이번에는 좀 더 리듬감있는 연타를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시리즈 최초 투톱 빌런, 20㎏ ‘벌크업’한 이준혁의 변신

마석도 형사와 자웅을 겨룰 새로운 빌런도 관심사다. ‘범죄도시1’에서는 배우 윤계상이 잔인한 중국계 조직폭력배 장첸 역을 맡아 연기변신에 성공했고, ‘범죄도시2’에서는 JTBC ‘나의 해방일지’로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손석구가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 강해상으로 분해 1000만 관객 동원에 힘을 보탰다.

‘범죄도시3’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투톱 빌런이 등장한다. 배우 이준혁이 베일에 싸인 마약사건의 배우 주성철로,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가 마약유통을 위해 일본에서 건너온 또 다른 빌런 리키로 분한다. 빌런이 2명인 것도, 외국인 빌런도 모두 첫 시도다.

‘범죄도시2’ 개봉 전, 연기 슬럼프에 빠졌던 이준혁은 마동석의 전화 한통에 ‘범죄도시3’ 합류를 결정했다. 그는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20㎏을 벌크업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준혁은 “그전에 맡았던 역할이 양식되는 느낌이라면 이번에는 정글에 내다던진 느낌으로 삶의 방식을 바꿨다. 마석도와 싸울 때 관객들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덩치를 키웠고 복싱연습을 하며 내면을 준비했다”고 털어놓았다.

마동석은 “앞서 빌런을 연기한 윤계상과 손석구 모두 극악무도한 악역 연기를 많이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라며 “이준혁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빌런 역을 부탁했다. 하지만 이준혁의 얼굴, 체력, 화술, 그리고 연기까지 변화를 주며 새로움을 더했다. 이준혁 역시 자신의 삶을 영화에 바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이 시리즈는 매력적인 악당이 필요하다고 들었다”며 “시리즈 첫 글로벌 빌런으로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장이수 대신할 신 스틸러? 15세 관람가 마약소재? 마동석 “탈모 올만큼 고민”

‘범죄도시3’에서는 앞서 1,2편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한 장이수 대신 새로운 신스틸러가 등장한다. 마동석은 “3편에는 장이수가 나오지 않는다. 장이수를 대신할 강력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것이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상용 감독과 마동석은 각각 초롱이(고규필 분), 김양호 (전석호 분) 등을 새로운 신스틸러로 꼽았다.

최근 마약관련 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마약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눈길을 끈다. 마동석은 “주변에서 타이밍이 좋다고 하는데 ‘범죄도시3’는 8편까지 기획했고, 3편쯤 마약소재가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타이밍이 맞았다”고 말했다.

당초 마약소재로 인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범죄도시3’는 15세 관람등급을 받았다. 마동석은 “예고편에 흡연장면이 나와 와전됐다”며 “문제의 흡연장면은 삭제했다. 2편과 비슷한 수위로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원형 탈모가 생길 정도로 신경 쓰면서 만들고 찍었다. 이 시리즈에 평생을 바쳤다”며 “극장에서 보면 통쾌하고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범죄도시3’는 이달 31일 개봉한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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