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수원 삼성과 김태륭 분석관은 부인했다.

수원에 새롭게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새롭게 꾸렸다. 이 과정에서 김태륭 분석관도 함께하게 됐다. 김 분석관은 10일 전북 현대와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유는 김 분석관이 10일 오전 한 베팅 정보 사이트에 얼굴과 이름을 달고 예측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해당 글에서 김 분석관은 “‘병수볼’은 제가 잘 아는 축구입니다. 결장 정보까지 올킬을 자신합니다. 주전 결장”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은 논란이 되자 내려갔지만, 일파만파로 퍼졌다. 구단 관계자가 베팅 사이트에 글을 쓰고 정보를 제공하는 건 내부 정보 유출이 될 수 있다. 해당 사이트는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 경기의 분석 글을 유료로 판매한다.

수원 관계자는 “김 분석관이 2016년까지 해당 업체에서 일했다. 이후 그만뒀는데 업체에서 김 분석관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라며 “퇴사 후 고문직만 역임했다. 김 분석관이 해당 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허락 없이 게재된 글로 파악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사과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팅 사이트 상황을 잘 아는 복수의 전·현직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분석관과 수원의 해명과는 사뭇 다르다. 해당 사이트는 여러 업체가 분석 글을 올리고 경쟁하는 구조다. 다만 하나의 아이디를 한 명이 쓰는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한 명이 모든 경기의 예측 글을 쓸 수 없다. 그렇기에 관행적으로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명이 사용하곤 한다”라며 “(김 분석관의) 이름과 얼굴이 표기된 계정 역시 여러 명이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논란이 된 수원과 전북의 예측 글은 김 분석관이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김 분석관의 불찰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수원 관계자 역시 “갑작스럽게 구단 분석관으로 선임됐지 않나. 그래서 미처 대처하지 못한 듯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은 있다”고 언급했다.

관리 책임은 물론 ‘도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런데 도용이라는 해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2016년에 그만뒀다고 하는데 그 계정 외에도 김 분석관이 연관되거나 관리하는 계정이 여러 개다. 또 그만뒀다고 해도 7~8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 분석관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드러나는 계정을 몰랐을 리 없다. 그리고 그동안 ‘고문’이라는 직책으로 고문료라는 일정 수익을 업체로부터 받아왔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분석관이 직접 분석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이 없지 않다는 이야기다.

프로축구연맹도 이를 확인하고 수원 구단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징계에 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정보 사이트에 글을 올린 것만으로 징계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라면서도 “윤리강령 위반이나 명예 훼손에 해당한다면 징계 사유가 될 수는 있다.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징계 여부에 대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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