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하이브의 새로운 기술 융합 프로젝트 미드낫(MIDNATT)가 K팝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까.

정체불명의 하이브 아티스트로 이목을 모았던 미드낫이 베일을 벗었다. 15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미드낫 디지털 싱글 ‘매스커레이드’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미드낫, 빅히트 뮤직 신영재 대표, 하이브IM 정우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드낫은 음악과 기술이 융합된 하이브의 신개념 프로젝트 일환으로 탄생한 아티스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 빌보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언급해 주목받은 ‘프로젝트 L’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팬 경험과 확장을 위해 음악과 기술의 융합을 중장기 사업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하이브가 솔루션 사업 조직 하이브 IM과 산하의 레이블 빅히트 뮤직을 통해 선보인 첫 컬래버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앞서 하이브는 미드낫의 정체를 꽁꽁 숨겨 궁금증을 안긴 바 있다. 음악 팬들은 미드낫을 두고 다양한 추측을 쏟아내 왔다. 버추얼 아티스트가 아니냐는 의견부터 특정 남성 가수, 혼성 그룹이라는 예상까지 나왔으나 여전히 미드낫의 정체는 이현이었다. 발라드 그룹 에이트 멤버로 알려진 이현은 프로젝트L 미드낫이란 아티스트로 새롭게 데뷔하게 됐다. 본인을 신인가수라고 소개한 그는 “이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인사드리는게 어색하고 떨리고 설렌다”며 미드낫으로 들려줄 음악들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미드낫은 스웨덴어로 ‘자정’을 뜻한다. 하루의 끝인 동시에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 되는 경계에서 새로운 삶을 일깨운다는 아티스트의 포부가 담겼다. 미드낫은 “공백기가 길었던 제게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예전의 저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저 사이의 고민을 잘 담은 이름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드낫 탄생의 시작은 이현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망이었다. 미드낫은 “그동안 제 발라드를 많이 좋아해주셨고, 덕분에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제 안에서는 새로운 음악적인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다. 미드낫을 통해 저의 진정성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미드낫이 최근 방송가에서 유행하는 ‘부캐’라는 캐릭터성보다는 이현의 또 다른 자아라고도 강조했다.

빅히트 뮤직 신영재 대표는 “이현씨가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그 솔루션을 찾다가 기술을 이용해 더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다면 어떨까 했다”며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드낫의 첫 디지털 싱글 ‘매스커레이드’는 리드미컬한일렉 기타와 뉴트로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신스웨이브(Synthwave) 장르다. 이 노래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6개 언어로 15일 오후 1시(한국시간) 동시 발매됐다.

K팝 아티스트의 영어나 일본어 음원 발매는 흔한 시대지만 이처럼 많은 언어의 음원을 동시에 선보이는 K팝 아티스트는 미드낫이 최초다. 엑소, 레드벨벳, f(x), 인피니트 등의 다수 인기곡을 작업한 프로듀서 겸 DJ 히치하이커가 프로듀싱해 완성도를 높였다.

미드낫만의 강점에 대해서 ‘섹시함’을 꼽은 미드낫은 “미드낫은 섹시한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둠 속에서 밝음을, 두려움 속에서설렘을 찾아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미드낫의 가치관인데 그 자체가 굉장히 섹시하다”며 “실제로 이현은 좀 귀여운 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빅히트 신 대표는 “버추얼 아티스트가 아닌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이현이란 아티스트의 색채를 확장하는 시도다. 기존의 이현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드릴 것”이라며 “틀을 벗어나 트렌디한 음악을 하면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로 음악적 메시지를 표현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드낫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 미드낫은 “꽤 오랜 시간을 가수로 생활해왔는데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생겨 감사하게 생각한다. 6월에 위버스 페스티벌에서 ‘매스커레이드’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여름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하이브는 미드낫을 통해 아티스트, 팬, 대중의 음악적 경험을 확장하고 K팝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에 나서며 음악 팬들이 표현 수단이 한층 확대된 아티스트의 음악에 더 몰입하며 새로운 차원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이브IM 정우용 대표는 “새로운 기술로 어떻게 하면 하이브의 본질인 음악과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더 많은 분들에게 더 풍성하게 제공하려고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에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음악과 기술의 융합으로 뮤지션이 가진 상상력의 한계를 확장하고 현실에 제약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전례없는 미드낫의 데뷔 프로젝트는 음악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상상력의 한계 없이 음악과 콘텐츠에 구현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는 보이스와 비주얼 기술의 도움을 통해 더 넓은 영역으로 음악적 상상력을 구현하고 표현할 수 있다. 보이스 기술을 통해서는 다국어를 자연스럽게 구현할 뿐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보이스를 디자인할 수 있고, 확장 현실을 기반으로 한 비주얼 기술을 통해서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가상의 배경을 자유롭게 구현하여 촬영할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을 직접 체험해본 이현은 “제 목소리가 바로 여성의 목소리로 변화되는걸 보면서 경이로웠다. 키 변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 보컬의 창법이 그대로 드러나되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게 놀라웠다. 남녀 듀엣 등 음악적으로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을 거 같았다”며 “모르는 언어, 익숙하지 않은 언어다 보니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6개 언어로 변환되는 걸 보니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몰입감 있게 들으실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K팝 아티스트의 언어적 제약을 덜어주고 궁극적으로 K펍 장르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빅히트 신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가 음악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으면 좋겠다. 음악과 기술의 융합이란 선순환이 궁극적으로 음악과 콘텐츠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서 K팝 산업의 영역 확장을 넘어 음악의 진화로까지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 중심에 선 미드낫을 지켜봐달라”며 앞으로 하이브의 다양한 아티스트들도 음악과 기술의 융합을 시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시도는 방시혁 의장이 최근 관훈 포럼에서 언급한 ‘K팝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될지도 이목이 쏠린다. 신 대표는 “K팝이 콘텐츠이다 보니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는게 관건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술의 융합이 여러가지로 테스트해볼 여지가 있다. 더 많은 언어권에 있는 팬분들에게 도달할 수 있게 된다면 그런 것이 저희가 가진 고민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단서를 만들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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