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동영기자] 전교생이 단 22명이 전부인 초등학교가 있다. 강원도 홍천의 삼생초등학교다. 학생 1명이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전교생의 응원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강산이(10) 학생이다.
제17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가 16일부터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3479명(선수 1639명, 임원 및 관계자 184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대회이기에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순위가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조금 특별한 선수가 한 명 있다. 강원도 대표로 수영 초등부에 출전한 강산이 학생이다.
17일 남자 초등부 배영 50m S14와 자유형 50m S14에 출전했다. 자유형에서 예선 5위에 자리했다. 성적 자체는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모든 주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라는 점이 눈에 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공식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선수별로 응원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강산이 학생에게 응원이 쏟아졌다. 페이지가 몇 페이지씩 넘어갈 정도다.
“완주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전국대회까지 나가다니 너무 자랑스럽다”, “삼생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자랑스럽다” 등의 글이 쌓이고, 쌓였다.
전교생 22명에 교사 8명이 있는 학교다. 강원도 홍천군에 있다. 작은 학교다. 특수학급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강산이 학생은 다른 비장애인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고, 생활을 하고 있다. 전교생과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강산이 학생도 학교를 너무 좋아한다.
강산이 학생의 어머니는 “처음으로 출전했다. 원래 잘하는 실력은 아니지만,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 출전하게 됐다. 학교의 형, 누나, 친구들이 ‘산이는 우리 학교의 자랑이다’라며 응원문구를 적어줬다. 학교에서 모여서 같이 응원도 해줬다. 교장선생님은 울산까지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다.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웃었다.
인천에 살다가 자식을 위해 강원도 홍천으로 이사를 갔다. “우리 산이가 7살까지 말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인천에서 살다가 홍천으로 향했다. 많은 아이들 틈에 있으면 버거워했다. 혼자 노는 것을 좋아했다”고 짚었다.
또한 “예전에 계셨던 교장선생님이 아침마다 인사해주기, 밥 먹었는지 물어봐주기 등 미션을 정해주셨다. 학생들이 한 번이라도 더 말을 걸 수 있도록 해주셨다. 지금 교장선생님도 사랑과 배려로 아이들과 산이가 함께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아울러 “삼생초는 특수학급이 없다. 일반 학생들과 함께 배운다. 학교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 집 바로 앞에 특수학교가 있는데도 스쿨버스를 타면서도 삼생초에 다니고 있다”며 웃었다.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된다. “운동을 통해 전국대회도 나왔고, 다른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나도 다른 어머니들과 만날 수 있었다. 지금은 장애학생대회지만, 나중에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지 않겠나. 운동이 좋은 것 같다. 꾸준히 시킬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삼생초 노현수 교장선생님도 강산이 학생 칭찬에 바쁘다. 홍천에서 울산까지 내려와 대회를 지켜봤고, 응원했다. 레이스를 마친 후 환하게 웃으며 안아줬다.
노현수 교장은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우리 학교는 학생수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더 많은 손길을 받을 수 있다. 선생님들께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일반학생과 함께 지내면서 똑같이 배우고 있다. 특수학급에 가는 것보다 우리 학교에서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회 출전에 대해서는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대회까지 나간다고 해서 정말 뿌듯했다. 대회 참가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발전하는 과정이고, 성장하는 과정이다”고 짚었다.
또한 “이 과정을 잘 거치고 나면, 비장애 아이들과 다름없이 잘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바람직하게, 잘 성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우리 아이다. 앞으로도 잘 보살피겠다”고 힘줘 말했다.
학생을 키우고, 관리하는 것은 어느 학교나 중요하다. 장애학생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결국 학교의 수장인 교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직접 대회장까지 올 정도로 학생을 챙긴다. 그러나 노현수 교장은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며 뒤로 빠졌다.
강산이 학생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도 배운다. “서로 영향을 받고 있다. 전교생 숫자가 워낙 적다 보니까 교류가 없을 수가 없다. 모두가 잘 챙겨주고, 산이가 챙기기도 한다. 서로 좋은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그냥 함께 생활하는 학생들이고, 어린이들이다. ‘어울림’ 아닌가. 뭔가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이 지내고 있다. 특수교육은 결국 이렇게 가는 것이 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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