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너무 미안하네요. 선수들 다칠까 봐 걱정되고.”
가뜩이나 부진한 성적으로 고민이 큰 데 환경도 도와주지 않는다. 또다시 홈경기장 ‘논두렁 잔디’ 논란에 휩싸인 강원FC 얘기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잔디 문제에 관해 답답해하며 말했다.
강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홈경기장인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의 엉망인 잔디 때문에 K리그 구성원으로부터 질타받았다. 애초 경기장 중앙을 가로질러 크게 훼손된 흔적이 보이더니 최근엔 터치라인 부근까지 ‘축구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잔디가 망가져 있다. 지난 13일 강원과 수원 삼성의 K리그1 13라운드에서도 잔디 영향으로 불규칙 바운드나 넘어지는 선수가 보였다. 입장권을 구매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에게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하는 프로스포츠에서 용납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런 그라운드 환경은 선수의 부상 위험이 따른다. 관리 주체인 춘천도시공사가 전문업체 등에 의뢰해 원인을 찾으려고 하나 쉽게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은 물론 프로축구연맹, 다수 축구인은 관리 주체 측에서 영양 촉진 비료를 잘못 투입해 상한 것으로 파악한다. 강원 구단은 춘천도시공사와 협조를 통해 최근 잔디 보식 등으로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별다른 효력을 보지 못했다.
결국 프로연맹은 지난 18일 강원 구단에 공문을 보내 잔디 개선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21일 예정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는 예정대로 치르더라도 개선책을 찾지 못하면 다음 홈경기인 내달 7일 강원-대전전은 개최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1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경기장 관리 주체가 우리가 아니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다. 춘천시에서도 관리를 잘하려다가 실수가 나온 것 같은데 6월 A매치 기간처럼 휴식기가 있으면 (잔디 회복에) 좋은데 지금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릉종합운동장이나 원주종합운동장 등을 대체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강릉은 강원도 도민체전 등 여러 행사가 겹쳐 우리 홈경기 일정을 잡기가 애매하다. 또 6월7일 경기는 야간에 하는데 원주는 조명 시설이 K리그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안다”며 “한마디로 K리그 경기를 치르려면 춘천밖에 없다. 그때까지 잔디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은 프로연맹에서 공문을 접수한 뒤 춘천시 체육 파트는 물론, 도시공사 등과 협의를 거쳤다. 김 대표는 “솔직히 1990년대 우리 세대가 프로 선수로 뛸 때 훈련장(잔디)도 이렇지 않았다. 선수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최용수 감독도 잔디 얘기를 한다. 춘천시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살려서 경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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