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비건 트렌드가 급부상하며 쇠고기, 돼지고기 대신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대체육’ 유통에 뛰어들고 있다.
대체육은 크게 동물 세포를 배양한 ‘동물성’ 대체육과 식물 성분을 사용한 ‘식물성’ 대체육으로 분류된다. 이 외에도 배양육, 곤충 단백질 식품 등이 있다.
이 중 국내 대체육 사업은 대부분 ‘식물성’ 대체육에 집중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은 콩, 버섯과 같은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생산하기 때문에 식용곤충이나 배양육과 같은 대체육보다는 비교적 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체육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계기는 육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 문제,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 때문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미래 먹거리로 향후 대체육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업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도 대체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대체육이 생소할 수 있지만 대체육은 의외로 예전부터 시중에서 판매돼왔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자체적으로 독자적 대체육 연구개발에 들어가며 대체육 생산에 집중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 대체육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한 신세계푸드는 오랜 연구 끝에 2021년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돼지고기 대체육 햄인 콜드컷을 시장에 선보였다.
CJ제일제당도 2016년부터 대체육의 식물성조직단백을 연구해왔으며 대체육보다는 좀 더 광범위한 ‘플랜트-베이스’(Plant-based) 개념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플랜테이블’이라는 식물성 식품 브랜드를 출시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플랜트-베이스는 곡물, 채소, 견과류 등 환경친화적 식단을 의미한다.
SPC는 저스트 에그라는 식물성 달걀을 개발해 채식주의인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집중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기업 ‘잇 저스트’(Eat Just, Inc)와 함께 생산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무역협회 뉴욕시장정보에 따르면 코로나19 당시 미국의 대표적인 육류 산업 업체들이 공장을 폐쇄하거나 운영 시간을 단축해 육류 생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육류 가공 업체들의 공장 운영에 난항이 생기고 육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대신한 대체육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이런 세계 대체육 시장 흐름과 채식주의자 증가, 대체육 수요 증가와 맞물려 국내 대체육 시장의 규모도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 올해 11조5300억원에서 2025년 14조 57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국내 대체육 시장은 올해 27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대체육 시장이 현재처럼 순조롭게 흘러간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의 시작이었던 2020년 농정포커스 190호에 따르면 당시 국내 식품제조업체 30개 중 대체식품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업체는 11개, 향후 추진할 의향이 있는 식품제조업체는 16개였지만 이 중 2개 업체는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체식품 사업을 중단한 이유로는 사업성 부재, 개발 투자금 부족, 연구 기술 및 인력 부족을 요인으로 꼽았다.
2020년에 비해 엔데믹 시대가 된 현재는 유통업계 대부분이 대체육 시장 성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국내 대체육 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보인다. 대체육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과 유럽에 비해 낮은 국내 채식주의자 비율과 사회적 관심 부족 등으로 시장이 이제 형성되는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대체육 식품을 생산하는 것에 비해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낮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채식주의·동물 복지에 관한 관심이 증대하면서 소비자들의 대체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대체육 시장에 진출하는 유통 기업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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