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포항=박준범기자] “창단 40주년 때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5라운드 전북과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27을 확보한 포항은 4위를 유지했지만 2위 FC서울, 3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을 동률로 만들었다.
고영준은 후반 21분 하프라인 아래에서 질주를 시작, 순식간에 페널티박스까지 진입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고영준은 “50주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 팬들이 많이 와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을 얻은 것 같다”라며 “처음에 (이)호재 형에게 패스주려고 했는데 뒤에도 패스할 데가 없어서 마음 먹고 슛했다”고 말했다.
구단 레전드들도 이날 방문했다. 특히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도 포항스틸야드를 찾았다. 고영준은 아시안게임 승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황선홍 감독님이) 오신다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의식은 하지 않았다. 하던대로 하려고 했다”라며 “대표팀 갈 때마다 최선을 다했고 좋은 모습 보여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 갈지 모르겠지만 뽑아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창단 40주년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그때도 성적이 좋았는데 잘 느끼진 못했다. 내가 골 넣고 승리했다는 것에 신기하고 감회가 새롭다. ‘나이가 먹긴 먹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레전드로 남는 건 영광스러운 일인 것 같다. 아직은 먼 미래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또 그런 날이 오지 않겠나 싶다”고 내다봤다.
고영준은 15경기에서 벌써 6골이다. 지난시즌 37경기에서 넣은 득점과 같다. 그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독님이 지난시즌보다 믿어주고 자신감을 주신다. 그런 마음으로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나도 이렇게 넣을 줄은 몰랐다”라며 “슛 훈련을 할 때도 잘 넣지 못한다. 슛 하나하나에 피드백을 해준다. 감독님이 ‘찬스 때 못 넣으면 주변에서 좋은 얘기해줄 수 있지만 네가 이겨내야 한다.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고 말한 것이 와닿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영준은 득점 후 곧바로 종아리 근육으로 교체 아웃됐다. 그는 “다쳐본 적이 없는 데 느낌이 왔다. 심각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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