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김효주(28·롯데)가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4m짜리 칩샷이 홀컵에 빨려들 것처럼 굴러가다 외면하자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김효주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에 있는 시뷰 베이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달러)에서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1타 차로 따라붙었는데, 우승한 애슐리 부하이(남아공·14언더파 199타)가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2타 차가 됐다.
18번홀 진행 도중 2타 차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김효주는 “무조건 이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컨드 샷을 홀 앞 24m가량 앞으로 보내 이글 기회를 맞았다. 58도 웨지로 한 칩샷이 홀컵으로 굴러갔는데, 살짝 비껴갔다. 볼이 컵을 외면하는 것을 본 김효주는 털썩 주저앉았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세컨드 샷 지점에서 부하이가 버디한 사실을 알았다. 무조건 이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프로치를 죽어도 짧게 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너무 아까웠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샷도 퍼팅도 다른 대회보다 잘됐던 한 주였다. 첫날부터 좋은 성적으로 끝냈다. 1등은 못했지만 다음주까지 좋은 느낌을 이어가다 메이저대회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LPGA투어는 23일(한국시간)부터 2주간 메이저대회를 치른다. 김효주도 ‘메이저 퀸’ 복귀를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주에 한국에서 대회를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시차적응도 잘했고 성적도 좋았다. 어제보다 오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주효했다. 다음주 대회에서도 이번주보다는 잘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는 말로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효주는 2014년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8년간 메이저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왕관을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2개월가량 괴롭힌 장염도 한국에서 완벽히 다스렸고, 빠졌던 체중도 어느정도 회복했다. 컨디션이 돌아오니 샷감이 살아났고, 우승 경쟁을 할 만큼 기량을 되찾았다.
고진영(28·솔레어) 최혜진(24·롯데) 등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컨디셔닝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며 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조건부 시드로 대회에 출전한 주수빈(19)도 버디4개와 보기1개를 바꿔 3타를 줄였다. 사흘연속 언더파 행진을 펼쳤고, 최종합계 9언더파 204타 공동 6위로 생애 첫 LPGA투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톱10에 들어 좋은 마무리를 했다. 자신감도 커진 것 같고, 자존감도 높아진 것 같다. 오늘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힘을 내서 훈련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지은(32·한화큐셀)도 공동 6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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