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모든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슈퍼히어로가 아닌 이상 생로병사를 거치는 게 수순이다. 영화 속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골드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이단 헌트도, ‘스타워즈’의 한 솔로도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
80년대를 풍미한 액션 어드벤쳐물의 원조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도 마찬가지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1981년 첫 선을 보였던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1984),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이후 15년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다.
시리즈 자체가 42년을 먹은 만큼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도 나이 들었다. ‘운명의 다이얼’은 1969년을 배경으로 대학에서 갓 정년퇴임한 전설적인 모험가이자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가 운명의 다이얼을 찾기 위해 또 한 번 새로운 모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미 80대에 접어든 해리스 포드는 영화 속에서 쉴새 없이 뛰고 점프하고 몸을 사리지 않지만 이번 시리즈가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16일 화상으로 만난 해리슨 포드는 “영화에서 인디아나 존스가 성장해온 이야기와 나이 듦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고, ‘인디아나 존스’도 나이가 들었고, 그런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인정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와야 마무리가 잘 될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운명의 다이얼’은 4편 마무리에 메리언과 결혼한 인디아나 존스의 이후 삶에 대한 단서가 제공된다. 당초 해리슨 포드는 1편부터 4편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새로운 시나리오를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마음에 드는 스크립트가 없어 고민하는 사이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쓴 ‘운명의 다이얼’이라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읽고 “기대 이상”이라고 만족해했다.
해리슨 포드는 “1969년은 사람들이 달에 가는 시대다. 선과 악이 명확하지 않은 다양한 회색의 시대, 사람들은 진일보한 과학을 믿으며 계속 미래를 바라볼 때 과거가 지식의 원천인 인디아나 존스가 모험에 떠밀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은 캐릭터의 나이 듦을 표현하는 소재로 영화의 주제와 관련이 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1편 ‘레이더스’ 때만 해도 인디아나 존스는 모든 걸 과학적으로 접근하려 했지만 신의 능력과 관련된 유물이 인디아나 존스의 생명을 구하고, 결국 그의 세계관 변화와 성장에 기여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시간이 가지는 의미, 삶을 살아가면서 나이 듦을 회피하기보다 수용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 전날은 ‘레이더스’의 개봉 42주년이다. 시리즈와 함께 하며 81세에 접어든 해리슨 포드는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인디아나 존스’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로 세대를 불문한 ‘가족영화’임을 강조했다.
해리슨 포드는 “내가 출연했던 ‘스타워즈’도 ‘인디아나 존스’도 가족영화이기 때문에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고전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며 “오랜 세월 동안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또 전하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격한 액션을 소화하는 이유 역시 가족들을 위해 수위가 잘조절된 액션 영화였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최근 액션 영화들이 폭력적인 요소는 많지만 상상력이 부족한 반면 ‘인디아나 존스’는 여전히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스토리텔링과 감정을 유지해 한편의 뮤지컬처럼 조화를 이룬 게 다른 영화와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mulgae@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