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안 간다. 프리미어리그(EPL)가 여전히 좋다.”
6월 A매치 2연전(페루·엘살바도르)을 끝으로 유독 ‘산전수전, 단맛쓴맛’을 본 시즌을 마친 손흥민(토트넘)은 최근 불거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메가 오퍼’에 가감 없이 말했다.
손흥민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뛰었다. 2022~2023시즌 EPL 시즌 종료 직후 스포츠탈장 수술을 한 그는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페루와 A매치 경기(0-1 패)엔 결장했다.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으나 후반 종반 그라운드를 밟으며 국내 팬의 환호를 자아냈다.
다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출범 이후 첫 승 달성을 또 미뤘다. 후반 4분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종료 직전 상대 프리킥 때 알렉스 롤단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클린스만호’는 출범 이후 4경기째 무승(2무2패).
손흥민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클린스만 감독 축구’에 관한 질문에 “아직 얘기하기 이르다. 이번 소집도 (주요 선수 부상 등으로) 100% 전력이 아니었다. A매치 데뷔한 선수도 많았다”며 “4년이란 시간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하며 입은 옷을 한 번에 벗기는 쉽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께서도 안다. 시간을 두고 잘 빌드업하면 좋은 팀을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스포츠탈장 수술 여파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프다, 통증이 있다’라는 것보다 겁이 나더라. (시즌 내내) 오래 아팠다. 8~9개월 참고 했다. ‘이렇게 하면 아팠다’는 생각이 많다. 이제 몇 주간 자유의 몸이다. 잘 쉬면서 회복하면 다음 시즌 100%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태국 방콕 등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그는 빡빡한 일정 얘기에 “다 해야 한다. 안하면 밥줄이 끊긴다”고 농담하더니 “새 감독(앙제 포스테코글루) 밑에서 아시아 투어하는 데 엄청 특별하다. 지난해 (프리시즌 기간) 한국에 와서 많은 사랑받고 갔는데 이번엔 한국은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우리가 사랑받는 것을 보이게 돼 좋다”고 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중 안면골절 수술을 받고 카타르 월드컵 기간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뛰는 등 유독 어려움이 따랐다. 험난한 시즌에도 또다시 EPL에서 두자릿수 득점(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클래스를 보였다. 그는 “내겐 어떻게 보면 제일 좋은 시즌이었다고 본다. 안 다치면 좋겠지만 격한 운동이니 다친다. (활약도로 볼 때) 가장 좋은 시즌은 아니었지만 내가 프로 생활을 꽤 오래하지 않았느냐. 독일에서 5년, 토트넘(잉글랜드)에서 8년”이라며 “어떻게 보면 제일 많이 배운 시즌이다. 사람으로도, 선수로도,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발전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고 성숙하게 말했다.
끝으로 그는 최근 스타 선수 싹쓸이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영입설에도 답했다. 그는 “어떻게 얘기해도 (이적설은) 돌 것”이라며 “난 아직 그 리그(사우디)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좋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또 “(과거 대표팀에서) 성용이 형이 얘기하지 않았느냐.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지금은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고,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중요하다. EPL에서 해야할 과제가 많다. 소속팀 팬은 이런 얘기에 좋아할 것 같다. 잘 돌아가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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