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이상민 전 삼성 감독이 16년 만에 친정팀 KCC로 복귀하게 됐다. KCC 전창진 감독의 넓은 도량이 있기에 가능했다.
KCC는 지난 26일 이상민 코치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이 코치는 연세대 졸업 후 KCC 전신 현대에 입단해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7년 KCC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서장훈을 영입했고, 보상선수로 지명받아 삼성으로 이적했다. 이후 커리어는 삼성에서 쌓았고, 삼성 사령탑까지 맡았다가 지난해 1월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년 넘게 코트를 떠나있던 이 코치가 전격 KCC로 돌아오게 됐다. 이 코치 복귀는 오롯이 전 감독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전 감독이 구단에 이 코치 영입을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처럼 지도자들의 생존 경쟁 역시 치열하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을 경계하고, 자기 사단을 만들어 함께 움직이는 편이다. 차기 감독으로 유력한 인사를 코치로 영입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이 코치 영입과 동시에 계약기간 2년 후 KCC 감독을 맡는 게 아니냐는 말이 곳곳에서 흘러 나왔다. 전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전 감독의 그릇은 컸다. 팀의 우승을 위해 이 코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코치의 영입은 지금의 KCC에 있어 분명 필요했다. KCC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이호현, 최준용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 군림하게 됐지만, 여전히 1번(포인트가드)에 대한 약점을 안고 있다. 현재 코치진은 포워드 출신 강양택 코치, 수비 전문 신명호 코치다. 하지만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로 불렸던 이 코치가 합류하면서 가드진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전 감독은 1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다. 전 감독은 “허웅, 이호현, 송동훈에 최준용까지 이 코치에게 맡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이 코치와 출신 학교도 다르고, 프로에서 같은 팀에 있던 적도 없다. 국가대표를 이끌 때 잠시 함께 했을 뿐이다. 이 코치는 프로팀 감독까지 했던 레전드 출신의 인사다. 하지만 전 감독은 이 코치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전 감독과 이 코치의 만남 역시 KCC 우승의 조각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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