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남해=강예진기자] 발걸음이 경쾌하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경상남도 남해군에서 비시즌 전지훈련에 나섰다. 전지훈련에는 2023 FIFV(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차출됐던 염혜선 박은진 정호영을 포함해 총 15명의 선수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시즌 정규리그 4위(승점 56)로, 3위 한국도로공사와 승점 간격이 4로 벌어지면서 준플레이오프(3·4위 팀의 승점 차가 3 이하일 경우 성사)에 나서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며, 시즌 막판까지 봄배구 경쟁에 열을 올렸기에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다.
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시즌 지휘봉을 잡고 야심 차게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봄배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때문에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모두 지난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자 독기를 품고 담금질에 들어갔다. 훈련량도 지난시즌에 비해 늘어났다. 선수단 사이에서는 ‘역대급’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훈련 강도도 높았다.
장맛비가 찾아온 수도권과 달리 남해에는 쨍쨍한 해가 들어섰다. 5일 오전 트랙을 돌며 체력 훈련에 나섰던 선수들은 오후 볼 운동에 집중했다. 고 감독은 “훈련량 자체가 늘었다. 지금은 훈련을 많이 해야 할 시기도, 그럴 수밖에 없다”며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훈련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훈련량이 늘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차기시즌 국내 선수단의 변화는 적지만 아시아쿼터로 뽑힌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도를 비롯해 외국인선수로 아웃사이드 히터 지오바나 밀라나가 팀에 들어오기 때문. 염혜선을 비롯해 김채나와 박은지의 3세터 체제에서 호흡을 맞추기 위해선 당연한 수순이었다.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바뀌었고, 팀 스타일 자체도 바꿨다. 공격을 분산시키고, 스피드 있는 패턴 플레이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비시즌 어깨 수술로 재활 중인 이소영의 복귀 시점은 알 수 없다. 비시즌 오른쪽 어깨 수술 후 팀에 합류한 지 일주일 정도가 흘렀다. 남해 훈련지에서는 재활 운동에 집중하고 있었다. 최소 3라운드 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팀 내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과 고의정, 이선우가 빈자리를 착실하게 메워야 한다. 고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잘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 3명의 국내 선수들은 자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소영의) 회복 속도가 남다르다. 좋아지고 있지만, 선수 본인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 줄 생각이다. 워낙 욕심 있는 선수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가득했다. 차기시즌 봄내음을 맡기 위한 KGC인삼공사가 경쾌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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