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 달 반 전엔 거절했다. 선수가 박지성 디렉터의 조언을 듣고 덴마크에 가기로 결심했다.”
축구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조규성(25)의 유럽 무대 진출이 임박했다. 다만 예상을 깨고 유럽 중소리그인 덴마크 무대를 향한다. 덴마크의 신흥 강호로 불리는 미트윌란이다.
그의 덴마크행은 영국 언론이 먼저 보도했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텔레그래프’에서 활동하는 마이크 맥그라스 기자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관심을 받았다. 왓퍼드와 대화했고, 블랙번 로버스와 레스터시티도 주목했다’면서 ‘최종적으로 덴마크 미트윌란과 260만 파운드(42억 원)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조규성의 에이전트사인 ‘인스포코리아’ 윤기영 대표는 6일 본지와 통화에서 “미트윌란 쪽에서는 한 달 반 전에 (영입) 제안했다. 다만 그때는 여러 구단에서 연락이 올 때였고, 더 좋은 팀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후 전북이 박지성 디렉터를 중심으로 현지 관계자를 통해 미트윌란 쪽과 접촉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적료 수준도 언급됐는데, 전북에 가장 나은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다. 조규성도 박 디렉터와 대화를 거쳐 덴마크행에 긍정적인 생각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난 선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결심을 듣고 현재 세부 조건을 두고 마무리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성은 실제 잉글랜드 챔피언십 구단에서도 제안을 받았다. 왓퍼드는 윤 대표에게 직접 조규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디렉터가 런던에서 왓퍼드 측과 협상까지 벌였는데 이적료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블랙번 역시 거래 조건이 맞지 않아 일찌감치 선택지에서 제외됐다.
반면 미트윌란은 다른 구단보다 높은 수준의 이적료를 책정했다. 현지에서 거론된 260만 파운드는 지난 겨울 전북이 ‘월드컵 스타’로 조규성의 주가가 치솟을 때 매겼던 액수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가장 좋은 조건이다.
박 디렉터는 구단과 선수 모두 ‘윈·윈’으로 봤다. 그는 현역 시절 역시 유럽의 대표 중소리그인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PSV에인트호번에서 활약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빅리그 빅클럽’ 진출에 성공했다.
미트윌란은 2014~2015시즌, 2017~2018시즌, 2019~2020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정상에 오르는 등 2010년대 들어 주목받는 팀이다. 즉 매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는 만큼 조규성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엔 7위에 머물렀지만 ‘K리그 하위스플릿’ 개념인 하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2차 예선 티켓을 따냈다.
또 미트윌란 공동구단주인 영국인 사업가 매튜 벤험은 최근 김지수가 입단한 EPL 브렌트포드 주인이기도 하다. 박 디렉터는 미트윌란의 이러한 조건을 보고 조규성이 제 가치를 뽐낸다면 빅리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만 하다고 여겼다.
조규성은 평소 박 디렉터의 조언을 잘 따른다고 한다. 지난 겨울에도 유럽 진출에 욕심을 낼 법했으나 박 디렉터는 ‘유럽 비시즌’인 올 여름 다시 알아볼 것을 권유했다. 조규성은 실제 전북 잔류를 선언했고 지난 상반기에 K리그1에서 뛰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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