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응급 상황에 놓인 원정팬을 위한 수원 삼성의 대처와 대전하나시티즌의 배려가 빛난 밤이었다.
대전과 수원 삼성의 K리그1 21라운드 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치열한 접전 끝에 2-2로 경기가 마무리된 시점 수원 원정석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한 여성 팬이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수원 의무진은 빠르게 관중석으로 진입했다. 피치와 관중석 사이의 담장은 워낙 높아 곧바로 진입이 어렵지만 원정팬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호흡 곤란의 경우 최대한 빨리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명적인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데 수원 의무팀은 바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시적으로 어려웠던 이 환자는 들것에 실려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홈 경기를 주관하는 대전도 환자를 위해 세심하게 배려했다. 경기장에 대기하던 구급차를 원정석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로 이동해 환자를 탑승시켰다. 경기 종료 직후 퇴장하는 인파에 주변이 혼잡한 상황이라 진입이 쉽지 않았지만 구급차 진입 소리를 들은 관중이 앞길을 터주는 등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환자를 신속하게 태운 구급차는 경기장에 가장 가까운 유성 선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다행히 이 환자는 진찰 결과 큰 이상이 없어 귀가 조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의 배려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환자가 자차를 운전해서 온 상황이라 대전은 조금 전까지 응급 환자였던 이 팬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대리기사를 직접 섭외했다. 원정팬이긴 하지만 이날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대전까지 방문한 ‘고객’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전의 배려 덕분에 이 팬은 안전하게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는 말 그대로 명승부였다. K리그에서 규모가 가장 큰 수원 원정팬은 원정석을 가득 채워 한여름 더위에 지칠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그래서인지 수원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0-2로 뒤지다 2-2 동점을 만들며 소중한 승점 1을 획득했다. 이 승점으로 11점을 확보한 수원은 11위 강원FC(14점)와의 간격을 3점으로 좁혔다. 다득점에서 수원이 앞서기 때문에 당장 다음 라운드에서 수원이 승리하고 강원이 패하면 순위 역전이 가능한 간격이다. 수원 원정팬에게는 의미가 큰 경기에서 발생한 응급 상황이었는데, 수원과 대전, 두 구단의 적절한 대응이 큰 사고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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