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가족에게 내가 꿈꿔온 삶을 제공하기 위해.”

황희찬이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턴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뛰다가 올여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전격 이적한 포르투갈 국가대표 미드필더 후뱅 네베스(26·알 힐랄)가 빅리그를 떠난 이유를 두고 솔직하게 ‘돈’이라고 답했다.

네베스는 17일(한국시간) 영국 ‘스포츠 바이블’을 통해 “난 세 아이와 아내가 있다. 그들을 잘 돌보는 게 내게 가장 큰 트로피”라며 “내가 꿈꿔온 삶을 가족에게 제공하고 싶었던 게 이번 제안을 받아들인 주된 이유였다”고 말했다.

사우디 리그는 지난 겨울부터 축구 이적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리그 내 ‘빅4(알 나스르·알 이티하드·알 힐랄·알 아흘리)’ 구단의 지배권을 쥐면서 축구계 빅네임을 사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알 나스르가 지난 겨울 맨유와 결별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한 데 이어 올 여름 카림 벤제마와 은골로 캉테(이상 알 이티하드),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이상 알 힐랄) 등이 연쇄적으로 사우디 리그에 진출했다.

1997년생으로 전성기 나이를 향하는 네베스의 사우디행은 깜짝 뉴스였다. 지난 2017년 울버햄턴에 합류해 6시즌 동안 핵심 미드필더로 뛴 그는 정교한 패스와 프리킥,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사랑받았다. 통산 253경기에서 30골13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주장 완장을 달며 울버햄턴의 상징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올 여름 계약 기간이 1년 남으면서 타 팀 이적설이 나돌았다. 애초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작별한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유력 행선지로 꼽혔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네베스와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사우디 알 힐랄이 ‘오일 머니’를 앞세워 접근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알 힐랄은 울버햄턴에 이적료 5500만 유로(783억 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다수 영국 언론이 네베스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 보도했는데, 울버햄턴 소식을 전하는 ‘몰리뉴 뉴스’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매체는 ‘네베스는 (알 힐랄로부터) 울버햄턴에서 수령한 것보다 10배가 넘는 연봉을 보장받았다’며 ‘결국 축구는 축구일 뿐이다. 네베스는 사우디에 가서 놀라운 돈을 벌 기회를 지녔다. (거액을 통해) 평생 가족을 보살피고 다음 세대도 세울 것이다. 자기 수준 이하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건 약간의 부끄러움일 수 있다. 지금 그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코멘트했다. 그러면서 ‘네베스는 아마도 몇 년 안에 유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베스는 “알 힐랄은 아시아 최고의 클럽으로 가기 위한 프로젝트를 품고 있다. 내 이적 소식이 나오자 소셜미디어에서 난리가 났다. 알 힐랄의 팬이 얼마나 축구에 열정이 많은지 느꼈기에 나와 가족에게 좋은 결정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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