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기자] “세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페퍼저축은행 세터 박사랑은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실시한 팀 훈련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미리 코트에 서 조 트린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동료들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푸는 동안 박사랑은 트린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함께 토스 훈련에 매진했다. 통역은 트린지 감독의 자세한 설명을 선수에게 전달하느라 분주했다.

훈련 후 만난 박사랑은 “트린지 감독님께서 오신 후로 세터는 한 시간 전에 미리 나와서 영상을 보고 토스 훈련을 한다”라며 “굉장히 상세하게 알려주신다. 토스의 마지막 스텝이나 몸 돌리는 자세까지 상세하게 설명하신다. 솔직히 함께 훈련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배우는 게 많아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 선수 영상을 많이 보면서 설명해주신다. 우리가 하는 것을 보여주시면서 분석도 해주신다. 아무래도 세터가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며 트린지 감독에 세터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시즌 막바지에 선임했던 아헨 킴 감독이 비시즌 훈련 도중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며 어수선한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트린지 감독이 빠르게 합류해 지금은 팀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상태다. 박사랑은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그래도 감독님이 빨리 오셔서 이제 팀이 안정을 찾았다. 괜찮다”라고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트린지 감독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논리적 증거가 있어야 결과도 나온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가 납득할 수 있는 훈련과 경기를 해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훈련 분위기는 밝아 보였다. 처음에는 2대2로 코트 전 지역을 커버해 한 번에 공을 넘기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어 더 좁은 구역에서 오버핸드 토스로 한 번에 공을 넘기는 대결로 난도를 높였다. 개인 서브 훈련 뒤에는코트 3분의 1 지점만 이용해 실제 2대2로 미니 게임을 진행했다. 선수 두 명이 서브와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 블로킹을 모두 해내는 훈련이었다. 이후엔 미들블로커들이 따로 모여 속공 훈련을 했다. 트린지 감독은 직접 공을 올려주며 타이밍과 스텝 등을 자세하게 지도했다. 박사랑은 “공을 갖고 미니 게임 종류의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확실히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박정아와 야스민, 수준급 좌우 쌍포를 확보한 만큼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물렀던 과거를 털고 V리그 여자부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사랑은 “언니들이 와서 확실히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생기가 넘친다”라며 “멤버를 보면 어디 가서 지고 다닐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중위권 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도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사랑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1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2년간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특급 유망주 세터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건강한 상태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박사랑은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스스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라면서 “새 시즌에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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