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이커머스 시장 출혈경쟁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쿠팡, 올리브영, 컬리의 경우 ‘고급 뷰티’ 라는 고가 화장품 판매를 유통하며, 각자 경쟁체제에 돌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쿠팡과 컬리의 매출은 식품과 생필품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고급 화장품’이라는 상품을 추가해 매출 극대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 이에 원조 뷰티 이커머스 플랫폼인 CJ올리브영 또한 부랴부랴 반격에 나선 형국이다.

이미 지난 24일 쿠팡과 CJ올리브영은 한차례 납품 전쟁을 치른 바 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CJ올리브영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을 막고자 뷰티업체에 납품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등 지속적으로 거래를 방해했다는 내용이다.

CJ올리브영은 이에 대해 “다른 유통채널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라고 밝혔지만, 쿠팡과 CJ올리브영의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컬리까지 럭셔리 뷰티 대전에 가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번번이 넘어지던 컬리에게 뷰티 카테고리는 새 돌파구이자 동아줄과 같다는 평가다.

화장품은 식품에 비해 단가가 높고 재고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커머스 공룡 쿠팡과 원조 뷰티 플랫폼 CJ 올리브영, 뷰티컬리까지 가세한 삼파전은 쉽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럭셔리 뷰티를 앞세운 이커머스 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여성 소비자들에게 고급 화장품이란 백화점 1층에 입점해 있는 ‘샤넬뷰티’, ‘입생로랑 뷰티’와 같은 명품 코스매틱 브랜드들이다. 그러나 현재 쿠팡, CJ올리브영, 컬리 이 세 곳 모두 고급 뷰티의 대표 아이템인 샤넬, 디올, 입생로랑과 같은 명품 코스매틱 브랜드들은 입점해 있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고급(명품) 브랜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조하며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럭셔리 브랜드라고 내세운 바비브라운, 록시땅, 헤라, 설화수 등은 샤넬, 디올, 입생로랑과 같은 코스메틱 브랜드대비 다소 저렴한 브랜드에 속한다. 아울러 “이미 자사 온라인 홈페이지나 카카오 선물하기에만 입점해 있는 상황”이라며 “콧대 높은 이들을 모셔 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주 고객은 여성과 주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 화장품이 효자 상품인 것은 맞지만 ‘고급화’ 전략으로 충성도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풀이도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 세 이커머스 플랫폼은 ‘고급 뷰티’ 전략을 지속해 내세우고 있다. 가장 먼저 고급 뷰티 전략을 내세운 것은 컬리다. 컬리는 지난해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발탁하며 ‘뷰티컬리’를 그랜드 오픈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프리미엄 식품 신선배송’이라는 컬리 본질을 잃어버리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급급한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뜬금없는 고급 화장품 판매는 컬리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쿠팡도 마찬가지다. 쿠팡은 지난달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공식 론칭했다. 16개 국내외 명품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켜 한국법인을 통해 직매입한 100% 정품 상품 판매를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쿠팡은 ‘저렴한 익일배송’ 플랫폼 인식이 강하다. 컬리와 마찬가지로 쿠팡의 이러한 사업확장을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한 쿠팡이 ‘식품’과 ‘화장품’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와중 CJ그룹에서 운영하는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도 급히 반격에 나섰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몰 프리미엄관을 론칭하고 정통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인디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다양한 종류를 선보였다. 이들 또한 쿠팡과 컬리의 고급 뷰티 전략화를 의식한 듯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처럼 쿠팡, 컬리, CJ올리브영의 야심 찬 고급 뷰티 시장 출격에도 불구, 아직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중저가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은 익숙해도 고가 화장품을 간단한 테스트나 직원 설명 없이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 세 쇼핑 플랫폼이 내세운 고급화 전략이 백화점 1층으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온라인으로 얼마나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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