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김종우 페널티킥 키커 선택, 후회 없다.”
FC서울 원정에서 특유의 꾀돌이 같은 용병술로 극적인 무승부를 일궈낸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웃으며 말했다.
김 감독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5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포항은 후반 8분 김신진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이호재, 김인성, 김준호를 각각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기어코 10분 뒤 이호재의 패스에서 시작돼 오베르단의 동점골이 터졌다. 그러다가 후반 22분 팔로세비치에게 추가골을 내줬고, 교체로 나선 김종우의 페널티킥도 상대 수문장 황인재에게 막히면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 기회에서 ‘교체 요원’ 김인성의 백헤더를 이어받아 수비수 하창래가 헤더 동점골을 해내면서 승점 1을 안겼다.
다음은 김기동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날씨가 상당히 더웠다. 라커룸에 에어컨 안나오더라.(웃음) 전반에 아쉬웠던 건 덥다 보니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계획대로 전반을 0-0으로 마치면 후반에 뒤집을 수 있다고 봤다. 라커룸에서도 누가 몇 분에 들어갈 것이라고 미리 얘기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선제골을 이르게 내줬다. 어쨌든 3명 교체 선수가 들어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1-2로 뒤진 가운데) 페널티킥을 못 넣었지만 끝까지 승점을 따내 다행이다. 오늘 졌으면 (주중) FA컵 4강전을 앞두고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 있었는데, 기분이 좋다.
- 전반엔 슛 1개에 불과했다.
(상대 왼쪽 풀백) 김진야가 많이 안 나오고, 오스마르가 뒤로 갔다. 또 (오른 풀백) 박수일이 전진해서 완델손 뒤를 공략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우리 실수도 많이 나왔다. 완델손과 백성동, 김인성 등 그쪽 위치 선수에게 얘기를 많이 했다. 그것을 터치했더니 후반에 많이 나아졌다.
- 지난 (서울과) 경기에서도 막판에 박찬용 넣은 뒤 코너킥 때 하창래의 동점골이 나왔다. 같은 상황이 발생했는데.
찬용이는 그동안 경기를 뛰면서 잘해준 부분이 있어서 고맙다. 높이에서 타점이 좋다. 상대는 파이브백을 이룬 가운데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하다가 찬용이가 (공격 지역으로) 들어가서 잘해주면 세컨드볼 따내서 득점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지난 경기 코너킥 때 장면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 페널티킥을 (부상에서 돌아온) 김종우에게 맡겼는데.
많은 고민했다. (이)호재를 1번으로 생각했는데, 종우가 교체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경험이 있는 선수이지 않느냐. 또 체력도 문제 없어서 집중력이 더 나으리라고 여겼다. 사실 (김)승대를 불러서 ‘호재가 낫냐, 종우가 낫냐’고 물었다. 승대가 호재에게 물었더니 “제가요?”라고 했다더라.(웃음) (김종우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본래 (페널티킥은) 제카가 주로 찬다. 백성동도 있다. 그런데 둘 다 벤치에 있었기에 그 선택은 후회하지 않는다.
- 김종우 투입 전 몸푸는 곳까지 가서 주문하더라.
1-1 상황이었다. 후반 막판 10분여 남겨두고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실전) 경기를 안 뛴지 오래돼서 호흡에 문제 생길 수 있으니 흐름을 보고 다시 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는 사이 (팔로세비치에게) 실점했다. 종우가 들어가서 확실히 볼 키핑이나 패스 연결고리 등을 잘 했다. 그래서 막판까지 밀지 않았나. 그가 공을 잃었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 오베르단도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그동안 골 못넣어서 아들에게 구박받았다더라. 당시 골 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런 포지션도 아니다. 지금처럼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자기 역할 잘 해달라고 했는데, 그 역시 ‘맞다’더라. 오늘도 활동량이 많았기에 마지막까지 (문전으로) 들어가서 골을 넣은 것 같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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